대법원은 내년 1월 1일자 법원행정처 조직개편에 맞춰 김종훈(사시 23회) 변호사를 대법원장 비서실장(차관급)에 23일 임명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급의 요직인 대법원장 비서실장에 개혁 성향의 외부 인사가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김 변호사는 1988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고(故) 한기택 부장판사와 함께 개혁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를 결성했다. 88년 김용철 당시 대법원장의 유임을 저지했던 ‘2차 사법파동’과 93년 법관의 신분보장과 법관회의를 요구한 ‘3차 사법파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96년 서울지법 판사를 끝으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용훈 대법원장의 개인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일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활동도 함께 한 인연이 있다. 2003년 대북송금 사건 특검에 특검보로 참여했다.
이 대법원장이 김 변호사를 기용한 것은 법원 내부 고급 인력을 재판 업무로 돌리고 대법원에 개혁성향의 인사를 충원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민을 섬기는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대법원에 들어와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사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 박병대(사시 21회) 사법정책실장, 사법정책실장에 이광범(사시 23회) 인사실장, 신설된 윤리감사관에 강일원(사시 23회) 법정국장, 등기호적국장에는 임종헌(사시 26회) 기획조정심의관, 행정관리실장(비법관 일반직)에는 최윤목 서울중앙지법 사무국장을 임명했다.
대법원은 또 2015년까지 법관의 50%를 비법관 출신에서 선발한다는 ‘법조일원화’ 원칙에 따라 내년 1월 5일자로 교수출신 1명, 검사 출신 1명과 중견 변호사 15명을 법관으로 새로 임명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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