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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표는 가출한 엄마' 너무 나서는 靑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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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표는 가출한 엄마' 너무 나서는 靑 비서관

입력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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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23일 장외투쟁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가출한 엄마’에 비유하며 공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이 제1야당 대표를 희화화 하면서 정쟁을 야기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양 비서관은 또 조선ㆍ동아일보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지 않는다며 공격했다.

양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가출한 박 대표, 안 말리는 조선ㆍ동아’라는 글에서 “가정의 한쪽 기둥이 집을 나가면서 내년 가계는 짜지도 못하고 있고 폭설로 집 한쪽에 엄청난 피해가 생겼는데도 모른 채 하고 있다”며 박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군에 가 있는 아들은 외국에 파병 나가 있는데 가출한 엄마 때문에 갑자기 복무를 중단하고 집에 돌아와야 할 판”이라며 “중요한 때에 어머니가 집안을 돌볼 생각을 하지 않아 딱한 일”이라고도 비아냥댔다.

양 비서관은 이어 “조선·동아가 사학법에 부정적인 것은 이해해도 한나라당 장외투쟁에 침묵하는 것은 과거 야당 장외투쟁에 통렬하게 질타했던 논조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양 비서관의 이런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8월9일자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책임감, 결단, 역사의식, 깊은 성찰, 일관성이 없다”는 이른바 ‘5무(無)론’을 펴며 박 대표를 폄훼했다.

지난해 행정수도이전에 비판적이던 조선ㆍ동아일보에 대해 “저주의 굿 판을 걷어치우라”고 비난한 적도 있다. 양 비서관 말고도 조기숙 홍보수석도 공격적 발언으로 유명하다.

청와대 비서들이 대야, 대언론 공격의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해 “시대가 바뀐 만큼 의견 표명은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더 많다. 정치 뿐 아니라 국정을 최종 책임지는 청와대가 정쟁을 조장하고 언론과의 불필요한 긴장을 야기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논거에서다.

더욱이 비서의 말은 대통령의 입장으로 비쳐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말을 줄이고 표현을 절제해야 한다는 기본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일개 비서관이 제1야당 대표를 아무 거리낌없이 공격하는 풍토에선 매끄러운 여야 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은 열린우리당에서도 나온다. 우상호 의장 비서실장은 “취지야 알겠지만 청와대 비서관들이 정치적으로 공개적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것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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