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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탈루 자영업자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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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탈루 자영업자 세무조사

입력
2005.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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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고소득 자영업자들과의 탈세 전쟁’을 선언했다. 봉급생활자들의 ‘유리지갑’ 정도로까지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발본색원 하는데 내년도 행정력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우선 16개 업종, 422명의 고소득 탈루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22일부터 한달간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에는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자영업자는 물론, 골프연습장 스포츠센터 스파 사우나 학원 룸살롱 등도 대거 포함됐다. 탈세를 도와준 세무사들도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른바 ‘돈 잘 버는 자영업’은 모조리 조사를 받는 셈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탈루가 많은 것으로 확인된 업종에 대해선 감시와 조사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이 고소득 자영업자와 전면전에 나선 것은 아직도 많은 세금이 이들 손에 의해 증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용카드 거래확산과 현금영수증제도 등을 통해 탈루율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수 자영업자의 납세행태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예컨대 용산전자상가 같은 집단상가 내에선 지금도 카드결제와 현금결제의 이중가격(현금결제 때 5~10% 할인)이 유지되고 있다. 룸살롱 나이트클럽 안마시술소 등의 유흥업소에서도 신용카드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팁’으로 지급한 것처럼 꾸며 세금을 빼돌리고 있다.

전문직 자영업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용성형수술이나 치과의 임플란트(인공치아) 시술 때 “현금으로 결제하면 5~10% 할인해줄 수 있다”며 환자들에게 현금결제를 권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금으로 달라는 것은, 소득을 은폐하겠다는 얘기와 똑같다.

문제는 이들이 구멍가게나 동네 분식점 같은 생계형 영세자영업자가 아닌, 고소득 자영업자라는 사실이다. ‘돈은 많이 버는데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세수결손 차원을 넘어, 유리지갑을 차고 있는 봉급생활자의 박탈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결국 조세체계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정확한 소득파악과 탈루 차단이 오랜 세정 현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성과만 놓고 본다면 국세청은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외국계 펀드와 부동산투기 쪽에 조사력이 총동원되는 바람에 자영업자 부문엔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따라서 2006년엔 세정 정상화 차원에서라도 고소득 및 전문직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무감시의 고삐를 죄겠다는 것이 국세청의 생각이다.

이주성 국세청장도 이날 지방국세청 조사국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그 동안 계속 지적돼온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탈루 문제에 대해 행정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의 전의(戰意)는 탈세 자영업자 뿐 아니라, 이들의 탈세행각을 도와주고 부추기는 세무사 회계사 등 세무대리인에게까지 조사의 칼날을 들이댄 것에서도 읽을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접적 탈세 뿐 아니라,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들이 제도의 허점이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해 세법 취지에 어긋나게 절세를 유도하는 것도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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