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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철원 - 용암과 역사가 빚은 명승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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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철원 - 용암과 역사가 빚은 명승 즐비

입력
2005.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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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2시간 거리의 철원은 용암대지가 빚어낸 천혜의 절경에다 전흔에 담겨져 있는 역사의 질곡이 숨 쉬고 있는 곳이다. 한겨울 두루미와 기러기가 펼치는 군무를 감상한 뒤 일대에 숨어 있는 경승지도 함께 둘러보며 철원의 빼어남과 겨울의 아름다움에 한껏 빠져보자.

강원도 땅에선 가장 넓은 들판인 철원평야. 그 가운데를 한탄강이 질러 흐른다. 금강산 아래서 발원한 한탄강은 북한의 평강과 철원, 연천을 지나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136km의 짧지 않은 강이다.

이 강이 여느 강과 다른 점은 들판 한가운데를 조각칼로 파낸 듯, 땅에서 푹 꺼진 모습의 높이 20~30m의 협곡을 이루고 있다는 것. 굽이쳐 흐르는 구비마다 기암 괴석으로 이뤄진 천혜의 비경이 아로 새겨져 있다.

관광 단지로 개발된 고석정은 철원에서 가장 이름난 경승지. 강물 위로 20여m 높이의 뭉퉁한 바위 하나가 방점이라도 찍을 듯 솟아 있다. 신라 진평왕과 고려 충숙왕이 정자를 짓고 풍류를 노래했던 곳이다. 임꺽정의 전설도 한몫 거든다.

고석정에서 상류로 2km 지점인 직탕폭포에는 지금 겨울이 얼어 붙어 있다. 높이는 3m에 불과하지만 80여m의 넓은 강폭에 그대로 뚝 떨어지는 품이 볼만하다. 한겨울 꽁꽁 얼어 붙은 폭포는 시원한 물보라 일으키던 여름보다 훨씬 승(勝)하다.

순담계곡은 한탄강 협곡의 경치 중 백미로 꼽는 곳. 수 만년 강물이 깎고 또 깎아낸 암벽이 빚은 조화에 벌어진 입 다물기가 어렵다. 여름이 되면 한탄강 래프팅의 시원지로 수 많은 보트들을 떠내려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한탄강을 가로질러 구철원과 신철원을 잇는 승일교도 못 보면 서러울 판. 두 개의 아치를 늘어뜨린 채 협곡 밑으로 길게 다리를 드리우고 서 있다. 이 다리는 해방 직후 철원이 북한 땅일 때 공사가 시작돼 한국전쟁이 끝난 뒤 남한측이 완공시킨, 말하자면 남북 합작품이다. 두 개의 아치가 각기 다른 모양을 띠는 연유이기도 하다.

신라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도피안사에는 국보인 철불 비로자나상이 모셔져 있다. 아담하고 한적한 사찰이었는데 최근 중창 불사로 제법 커졌다. 도피안사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길가에 골격만 남은 노동당사가 있다. 총탄 자국이 기둥과 벽에 무수히 남아있다.

이 건물 주변은 옛 철원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가로를 중심으로 2층집들이 늘어서 있고 그 집들을 잇는 구름다리까지 설치됐던, 꽤 번성했던 곳이다. 경원선이 지나고 금강산 전철의 시작점이 바로 철원이었다. 전쟁을 거치며 철원역, 곡물 검사소, 은행, 학교 등 당시 건물들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게 사라졌다. 반백년의 세월이 무섭다.

철원군청과 가까운 삼부연폭포는 10m 높이로 거대한 물줄기를 떨어뜨린다. 물이 세 번 꺾여 떨어지고 물 떨어지는 곳 모양이 가마솥 같다고 해서 삼부연이라 불린다. 한겨울이면 얼어 붙은 폭포 물줄기가 더욱 두꺼워져 장관을 연출한다.

철새로 유명한 양지리를 끼고 계속 올라가면 금강산 전철이 지난 흔적인 금강산 철교를 볼 수 있다. 철새 구경하러 양지리에 들어갈 때는 고석정에서 출발하는 단체 버스로만 가능하지만 금강산 철교를 구경할 수 있는 전선 휴게소 까지는 개인 차량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중간 정연리 부근에서 3사단 검문소에서 통행권을 발급 받는 수고로움은 있다.

전선휴게소(033-458-6068)의 매운탕은 철원에서 알아주는 맛이다. 맑은 한탄강 상류에서 잡은 깨끗한 메기나 잡고기의 맛에, 최전방 DMZ에서 먹는다는 색다름이 풍미를 더한다.

철원=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철원 두루미축제/ 31일 막올라

‘이한치한(以寒治寒)’.

겨울이면 미치도록 추운 땅 철원이 이제 보란 듯 혹한을 내걸고 축제를 연다. 31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열리는 ‘철원 두루미 축제’. 고석정 국민 관광 단지가 주요 행사장이다.

축제는 철원을 찾는 철새 중 그 주인공인 두루미를 앞에 내세웠다. 두루미 사파리 버스를 타고 민통선 안으로 두루미 구경을 떠난다.

탐조 시간은 오전 7, 9시 오후 1, 3시 하루 네차례. 양지리 토교저수지에서 동송저수지를 거쳐 아이스크림 고지, 철의삼각지 전망대, 노동당사 등을 지난다.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다. 주 행사장인 고석정에서 탐조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 두루미를 볼 수 있는 곳은 민통선 안이라 개인 차량은 들어갈 수 없다. 이용 금액은 성인 7,000원, 청소년 5,000원, 2세~초등학생 4,000원.

인기 연예인의 축하 공연은 물론 겨울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눈 썰매, 얼음 썰매, 스케이트, 물고기 맨손 잡기 등 풍부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축제 내내 진행된다.

특히 용암이 만들어낸 한탄강의 절경을 걸으며 감상하는 ‘한탄강 트레킹’을 놓치지 말자. 여름엔 래프팅으로 감상할 수 있었던 그 협곡의 절경을 꽁꽁 얼어붙은 강물 위로 미끌미끌 걸어 가며 즐긴다. 고석정에서 순담계곡까지 왕복 2km 구간이 코스다. 승일교 아래 한탄강 가에는 60~70m의 인공 폭포를 조성, 빙벽 등반 행사 등을 갖는다.

이 밖에 철원의 특산품인 오대쌀을 내건 ‘찾아라 오대쌀’ 퀴즈 대회, 유기농 감자 고구마 화로구이 체험, 대학생 얼음 조각 대회, 눈싸움 대회 등이 준비됐다. 철원 두루미축제 조직위 (033)450-5365

이성원기자

■ 철새여행/ 명소 5곳

● 금강 하구둑

바닷물과 민물을 가르고 있는 금강 하구둑은 주변은 강폭이 넓고 갯벌이 좋아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 하구둑 아래 바닷물에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등이 많다.

또 민물 지역인 하구둑 위에는 붉은부리갈매기 댕기물떼새 괭이갈매기 등을, 모래톱이 있는 금강교 인근에는 개리 큰고니 물총새 등을 볼 수 있다. 충남 서천군에서 운영하는 금강철새탐조대와 전북 군산시가 11층 높이로 세운 철새 조망대가 있다.

● 해남 고천암호

간척지인 고천암호가 철새 도래지로 떠오른 것은 불과 5,6년 전부터다. 대규모의 담수호가 조성되자 겨울 철새들이 날아 들었다. 천수만의 철새들은 11월 중하순이면 이 곳 고천암호로 몰려든다.

호수 주변의 무성한 갈대밭의 철새의 은신처 구실을 하고 주변의 농경지가 식량 창고다. 아침 저녁으로 경이로운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 떼가 기다린다.

● 서산 천수만

간척 사업으로 거대한 농경지가 생겼고 간월호 부남호 등 인공 담수호가 철새들을 유혹한다. 철새의 주요 이동 통로인 천수만에는 10월 중순부터 가창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300여 종 40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 든다.

● 창녕 우포늪

우포늪은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등 3개 면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 자연 늪지대. 43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천혜의 보고다. 12월 초부터 2월 초까지 큰 기러기 등 60여종 수만 마리의 철새가 찾는다. 이들 철새는 창원의 주남 저수지를 오가며 겨울을 보낸다.

● 순천 순천만

광활한 개펄과 새들이 숨기 좋은 갈대숲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검은머리갈메기 민물도요 흑두루미 등이 순천만을 찾는 희귀종들. 가창오리와 청둥오리 희뺨검둥오리, 고방오리 등과 논병아리 해오라기 황로 노랑부리백로 등도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 동해안의 화진포호나 경포호 등 석호도 철새들이 많이 찾는다. 고니와 오리류가 많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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