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기후변화회의에서 독일 재보험사인 뮌헨레그룹이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는 날씨와 관련한 자연재해로 2,000억 달러(약 200조 원)가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이는 지난해의 1,450억 달러(약 145조 원)를 넘는 역대 최고치이다.
이 보험사는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꾸준히 경고해 왔다. 세계 보험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만 지난해 450억 달러(약 45조 원)를 크게 웃돈 700억 달러(약 70조 원)에 이른다.
올해 발생한 대부분의 손실은 사상 유례없는 강도의 허리케인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 유카탄 반도를 강타한 허리케인 ‘윌마’와 미국 뉴올리언스시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 해안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카트리나’는 엄청난 피해를 줬다.
1850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라는 윌마는 150억 달러(약 15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냈고 이에 대한 보험 보상금이 100억 달러(약 10조 원)였다. 카트리나에 의한 피해는 더욱 컸다. 집계된 피해액만 1,250억 달러(약 125조 원) 이상이고 보험 보상금도 300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했다.
●잦아지고 위력세진 허리케인
토머스 로스터 뮌헨레그룹 이사는 “이런 결과는 이와 유사한 기후 변화로 인한 충격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강력한 증거”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더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에만 관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이며 대기 안정화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6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허리케인과 폭풍에 의한 경제적 손실의 증가가 반드시 지구온난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연재해에 취약한 해안지역의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이 훨씬 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아주 특이하고 심지어 새롭기까지 한 기상이변 현상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후가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한 과학적 모델에 의해 예측한 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스페인에 상륙한 ‘빈스’는 올해 유럽에 처음 기록된 허리케인이었다.
빈스는 기록상 대서양 허리케인 발생지역의 최동단과 최북단에서 발생했는데, 작년 3월 브라질에 상륙한 ‘카타리나’를 빼닮았다. 카타리나는 남대서양에서 발생한 첫 번째 허리케인이었다. 또 11월 말 카나리아 제도를 초토화한 ‘델타’ 역시 섬을 강타한 첫 번째 열대성 폭풍이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올해 총 26번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다섯 차례 많은 것이다. 이 가운데 허리케인급의 위력을 발휘한 폭풍만 16차례나 된다.
기후학자들은 대기가 따뜻해짐에 따라 폭풍 강도도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열대성 폭풍이나 허리케인의 주 에너지는 대부분 따뜻한 물에서 나온다. 지구온난화 현상을 불과 1~2년 동안의 허리케인의 빈도나 강도에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최근 연구결과는 폭풍의 세기가 실제로 지난 몇십 년간 커졌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지구 온난화와 상관관계 시사
미국 MIT대의 케리 엠마뉴엘 교수는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난 30년 동안 대서양과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의 위력이 두 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연구는 점차 따뜻해지는 바다와 허리케인 강도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증거 자료가 된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 35년은 너무 짧은 기간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1950, 60년대 허리케인의 활동 폭이 이후 30년보다 훨씬 컸다. 지금 일어나는 변화가 조류나 염도 등 다른 것들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짐 로브 인터프레스서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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