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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과열경쟁 도지나

입력
2005.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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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이 회원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다시 높이기 시작했다. 무차별적인 현금서비스로 인한 카드대란의 악몽이 아직 생생한 가운데 또다시 카드사 과열 경쟁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3ㆍ4분기 6개 전업계 카드사(LGㆍ삼성ㆍ비씨ㆍ현대ㆍ신한ㆍ롯데) 회원 3,366만명 중 현금서비스 한도가 1,000만원 이상인 회원은 4만 3,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00명과 비교해 볼 때 불과 1년 만에 1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700만~1,000만원 한도 회원도 10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4만4,000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반해 100만원 미만 회원 비중은 1년 전 전체 회원의 63%에 달했으나 현재는 55%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100만원 미만을 제외한 나머지 한도 보유 회원은 1년 전보다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카드사들이 각 신용등급에 따른 현금서비스 한도를 증액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한도 조정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거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한때 1인당 2,000만~3,000만원까지 올라갔던 현금서비스 한도를 카드사들이 스스로 줄인 이후 최근 연체률이 낮아지자 다시 슬그머니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후발 카드사가 공격적 경영을 펼치며, 이 과정에서도 현금서비스 한도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신용판매 수수료만 갖고는 모자라는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무차별적으로 현금서비스를 제공해 카드대란을 불렀던 상황과는 다르다”며 “현금서비스를 쓰더라도 연체가 없거나, 하루이틀 연체를 해도 금방 갚는 회원 위주로 한도증액이 이뤄지기에 부실위험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카드대란 이후 2007년까지 각 카드사별 현금서비스와 신용대출 한도를 자산(신용판매+현금서비스+신용대출)의 50% 이하로 줄이도록 했기 때문에 현금서비스가 증액됐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위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이렇게 현금서비스 한도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 비율은 지난해 3분기 25% 수준에서 올 3분기에는 1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의 카드론 마케팅도 활발해지는 등 카드사들이 더 좋은 수익을 찾기 위해 다시금 현금서비스, 카드론 비중을 높이려는 추세”라며 “공급이 이뤄지면 소비자들의 소비도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카드대란의 교훈을 되살려 금융감독당국이 엄격하게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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