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겨울철 난방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유가가 또다시 고개를 들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8억 배럴 정도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이며, 원유 소비량은 세계 7위이다. 경제 규모가 세계 11위이므로 상대적으로 많은 원유를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급등하는 유가에 비해 원자력 연료 가격은 오랫동안 안정세가 지속돼 국내 전기 요금 인하에 도움이 되었고, 이로 인해 제조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큰 기여를 해왔다.
유가 급등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의 현실적 해결방안으로 여러 나라에서 원자력 에너지 이용에 찬성하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2004년 4월 여론조사에서 65%가 원전에 의한 전력공급 방식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년 전의 50%대는 물론 2003년 조사의 60%에 비해서도 많이 증가한 것이다.
80년대 원전 폐쇄를 결정했던 스웨덴에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약 80%가 원자력 이용을 지지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도 6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환경단체들의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부각으로 인해 아직도 대다수 국민은 값싼 전기로써 원자력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혐오시설로 여기는 이중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주민투표를 통해 부지가 선정된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국ㆍ내외 과학자, 전문가 등이 30년 이상 방폐장을 운영한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스웨덴 등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였으나 환경단체는 체르노빌원전 사고 후 태어난 기형아 사진을 마치 방폐장으로 인한 것처럼 왜곡 홍보하고 주민들은 이를 여과 없이 받아들여 방폐장 부지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원자력 발전은 최악의 가상 사고를 설계에 반영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규제기관의 주기적인 검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사업자의 자체적인 검사 등 다중검사체제를 통해 시설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원자력의 기본적인 안전 문제는 정부, 학계 및 전문가에 맡기고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경제성이 높은 것이 어떤 것인지 고심해야 한다. 무역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격 경쟁력 우위의 확보는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원가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에서 시작된다.
맹호진 한국수력원자력㈜ 사업전략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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