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78세가 되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18일 예루살렘의 집무실에서 언어장애를 동반한 뇌졸중 증세를 보여 입원하는 긴급사태가 발생했다.
병원 이송 중 한때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알려진 샤론 총리는 응급치료 후 의식을 회복하고 안정을 되찾아 20일 퇴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19일 샤론 총리의 뇌와 몸 전체를 정밀촬영한 뒤 “뇌졸중에 따른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고령에다 지나치게 비대한 몸집 때문에 건강에 대한 많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7월 가벼운 심장발작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돌았고, 재작년에는 얼굴에 생긴 악성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도 한차례 수술을 더 받았다.
최근에는 신당 ‘카디마’를 창당한 뒤 내년 3월 28일 예정된 조기총선에 대비하느라 무리해 피곤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샤론 총리는 집무에는 별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강력한 리더십에는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샤론 총리가 국정수행이 힘들 정도라고 판명되면 예루살렘 시장을 지냈고 현재 재무장관을 겸하고 있는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신당 ‘카디마’는 지도부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여서 총선 과정에서 차질이 우려된다. 샤론 총리가 건강 상 이유로 2선으로 물러날 경우 카디마의 미래를 우려해 신당 합류파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있다.
신당 합류가 확정된 시몬 페레스 전 노동당 당수나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 등이 대타로 거론되지만 샤론의 정치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만의 하나 샤론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중동 평화구도에도 적지않은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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