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3주년을 맞아 열린우리당과 정부ㆍ청와대가 공동으로 가진 워크숍에서 “10년은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 정책잡지 창간 축사에서 “열린우리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정당”이라고 자찬했다고 한다. 집권 3년의 업적이 지지도 20%대로 나타나는 초라한 상황에서 자축행사 용 덕담으로 넘기기에는 안쓰러운 말들이다.
정세균 당 의장은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할 이유로 수구우파의 집권을 막아 “우리 사회가 확고한 방향성을 잃지 않고 가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지만 이 또한 방향이 틀린 아전인수 식 독백으로 들린다. 또 이해찬 총리는 “안 좋은 환경 속에서 꽤 많은 일을 했다”고 자평했다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같은 식구들 끼리라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 당이 하나 같이 어쩌면 이처럼 똑 같은 생각들에 빠져 있는 것인지 차라리 맥이 풀릴 지경이다. 우리 사회가 잃지 말아야 할 방향성은 적어도 이 정권이 추진해 온 그 길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여론이 말해주고 있다.
국민 일반의 평가를 말할 것도 없이 당내에서도 지난 3년에 대한 반성으로 심각한 위기가 퍼져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물며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권의 중추 세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화자찬으로 일관했으니, 억지도 후안무치도 정도가 심하다.
이들 당ㆍ정ㆍ청은 집권 경쟁 세력을 수구우파라는 표현으로 매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이 그 뒤로 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안일한 오판이다. 누가 됐든 지금 정권의 반대세력이 수구우파에 머물러 있을 리도 없고, 그렇게 손가락질을 하는 행위 하나로 저절로 자기가 합리화되는 것이 아니다.
여당의 빈약한 지지도는 지난 3년 간 무수한 사람들이 지지를 철회한 결과이다. 아직도 이를 ‘감정적 여론’ 정도로 여기는 오만함이 딱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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