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자 일간지 경제면에는 펀드 수익률 순위표가 실린다. 독자들은 이번 주에 어느 펀드가 수익률 1위를 기록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런 펀드 수익률 순위표가 투자자들의 펀드 선택 기준을 왜곡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펀드 선택이 수익률 지상주의로만 흐르는 것이다. 순위표에 이름을 올린 펀드는 무조건 좋은 펀드이고, 그렇지 못하면 무조건 나쁜 펀드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고수익을 낸 펀드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와 펀드를 폐쇄하거나 운용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펀드간 편중 현상도 심해졌다. 이는 별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일부 신문들이 게재하는 수익률 순위표는 단순히 과거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했을 뿐, 펀드의 변동성(위험)에 대한 조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펀드의 과거 수익률이 운용팀의 실력을 검증하는 중요한 잣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그대로 내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과거 수익률만 놓고 비교하면 그동안 발생한 위험에 대한 마음 고생과 미래의 불투명한 변동성은 반영되지 않는다. 현재 1위에 올라 있는 펀드들의 불과 1년 전, 아니 몇 개월 전 모습을 돌이켜 보자. 국내 주식시장이 심각한 조정을 받았던 작년 5~8월께 지금 소위 잘 나가는 펀드들은 초라한 수익률 탓에 고객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받아야 했다. 올 상반기 배당주 전성시대에는 성장형 펀드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뜨렸고, 하반기 들어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이 급등하자 언론에서는 장기 가치투자의 성공을 극찬했다. 그러나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성장형 펀드들의 수익률이 급등하자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는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항상 최고의 펀드를 선택할 수는 없다. 최고 수익률 펀드만을 고집하는 것은 어쩌면 주식에 직접투자 하는 것과 같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점점 한 종류의 펀드를 편식하게 되고 그만큼 위험은 커지게 된다. 지수가 1,300선대에 오른 지금은 분명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이다. 지뢰밭을 건너는 시기이다. 역사상 처음 경험해 보는 지수대에 과거만을 추억하며 최고 수익률 펀드에 매달리기에는 미래가 너무 불투명하다. 지금이야말로 안전판을 다시 짜야 할 시기이다.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원칙을 더욱 공고히 하고 다양한 자산별, 테마별, 시점별 분산을 점검해 봐야 한다.
손민보 신한PB 분당센터 팀장 mbson@shinhan.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