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취소가 몰고 올 ‘후폭풍’은 쉽게 가늠하기 힘들 만큼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범위 또한 전방위적이어서 황 교수 자신은 물론이고 그의 연구팀 멤버, 나아가 한국 과학계 전체에 타격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먼저 국ㆍ내외 과학계에서 황 교수가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드는 원천 기술이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일반 국민들의 바람과는 큰 차이가 있다. 논문 취소의 이유가 황 교수 표현대로 ‘인위적 실수’ 때문이고, 이는 ‘조작’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데이터를 조작해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과학계의 관행이다.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는 “데이터 조작이 드러날 경우 이는 ‘학문적 사형 선고’가 내려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가까운 예로 한때 세계 물리학계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던 얀 헨드리크 쇤이 있다. 그는 논문의 부정행위가 밝혀진 뒤 연구소에서 해고됐고, 박사 학위 마저 박탈됐다.
국제 과학계 곳곳에서 황 교수의 지난 연구 성과에 대한 재검증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예상된 결과다. ”특정 논문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다른 논문에 대해서도 의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게 해외 과학계의 시각이다. 네이처는 “황 교수 연구 성과 전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했고, 사이언스도 “2004년 2월 논문의 진실성 여부도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 연구팀도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추후 자신의 연구 업적을 국ㆍ내외 과학계로부터 인정 받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과학계도 이미 그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국내 과학도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국제 과학계에 알리고,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이전보다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뜻이다.
정부는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은 계속된다”는 입장이지만 이제 막 출범한 세계줄기세포허브가 흔들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세계줄기세포허브가 황 교수에 의한, 황 교수를 위한 기구인 까닭에 적어도 당분간은 해외의 연구팀의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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