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역사의 MBC ‘10대 가수 가요제’가 가수들의 불참으로 전격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초 31일 오후 9시40분부터 3시간 동안 장충체육관에서 ‘10대 가수 가요제’를 열 예정이던 MBC는 수상자로 선정된 3인조 남성그룹 SG워너비, 윤도현, 보아, 동방신기가 불참을 통보해옴에 따라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수상자 명단에는 이들 외에 김종국, 버즈, 장윤정, 휘성, god, MC몽 등이 포함됐다. 또 SS501과 아이비가 각각 남녀 신인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 2년간 MBC 음악 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은 만큼 MBC에서 주는 상을 받을 명분이 없다”고 수상을 거부한 데 이어 윤도현, 보아, 동방신기가 해외 공연 등의 개인적 스케줄을 이유로 불참을 알려왔다.
MBC 예능국 고재형 책임 프로듀서(CP)는 “10팀 중 4팀의 불참으로 ‘10대 가수 가요제’의 취소가 불가피했다”며 “가요 제전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출연진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MBC 10대 가수 가요제의 행사 무산은 기획사의 마찰, 수상 선정 기준의 애매함 등으로 지상파 방송사와 음악전문 케이블채널의 연말 가요 시상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가요상 범람에 따른 권위 상실과 수상자 선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으로 가수들이 시상식에 대해서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SG워너비의 수상 거부도 사실은 소속사인 GM기획과 MBC가 소속 가수들의 출연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결과다.
MBC ‘10대 가수 가요제’ 방송 중단으로 대중 음악계 전반에서 확산되어온 방송사 음악 시상식 폐지론이 다시 한번 불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김건모 조성모 보아 빅마마 휘성 세븐 등이 방송사 가요제 불참을 선언했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11월 300개의 연예 기획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는 지상파와 음악전문채널 등이 주최하는 연말 가요 시상식의 폐지와 통합 시상식 운영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