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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미스터리/ 한국과학계 자정능력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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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미스터리/ 한국과학계 자정능력 보여줬다

입력
2005.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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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줄기세포는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던진 15일, 이왕재 서울대의대 연구부학장은 비감한 표정으로“오늘을 한국 과학계의 국치일(國恥日)로 선언해도 좋다”고 말했다.그러나 달리 보면, 이날은 한국 과학계의 건강성을 확인한 날로 기록될 수도 있다.수많은 젊은 과학도들이 꼼꼼하고 냉철한 논문내용 분석을 토대로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한국 과학계의 자정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복제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황교수도 2005년사이언스 논문의 심각한 오류를 인정하고 철회 방침을 밝혔다.젊은 과학도들이 맹활약한 중심에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와 한국과학기술연합이 각각 운영하는 연구정보사이트 브릭(bric.postech.ac.kr)과 사이엔지(www.scieng.net)가 있었다. 과학도들은 이들 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며 논문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들추어 냈다.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관한 첫 의혹 제기는 YTN이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의 인터뷰를 통해 PD수첩팀의 취재윤리위반 사실을 보도한 직후인 5일 새벽. 한 연구자(ID anonymous)는 브릭 사이트에 논문 보조자료에 실린 줄기세포사진 중 2쌍의 똑같은 사진을 찾았다는 글을 올렸고, 후속 분석이 이어지면서 찾아낸 동일 사진이 5쌍으로 늘어났다. 이어 6일에는 국립대 박사과정이라고 밝힌 유전공학도(ID 아릉)가 논문에 실린 DNA 지문분석 데이터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의 문제 제기는 뒤로 물러나있던 서울대가 검증에 나서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활동들이 알려지면서 두 사이트에는 황우석 교수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의 흥분한 글이 쇄도했으나 과학도들은 이에 휘말리지 않고 학술적인 토론에만 몰두했다.

운영진은 밤을 새워가며 모든 글을 검색해 욕설·비방은 물론, 펌글까지 바로 삭제했다. 과학도들은 황 교수와 노 이사장간 진실공방이 벌어진 16일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양측의 주장을 냉철하게 비교 분석해 각각의 문제점을 찾아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 생명과학 전공자는 이날 오후 브릭 게시판에 띄운 글에서“기자들이 전문성이 없어 그런지 깊이 있는 질문을 못 한 것 같다”며 생명공학관련자들의 의견을 모은 공개질의서를 작성해황교수팀에게 답을 요구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구체적 요구사항으로 ▦실제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줄기세포와 환자의 체세포 등 DNA검증결과 공개 ▦현재 갖고있는 세포들 중 확인가능한 세포들의 레이블(Label)상태 공개▦세포배양과 보관 경위, 훼손 원인, 훼손된 세포의 처리방법 등에 대한 정확한 해명 ▦논문 작성의 정확한주체 공개▦말이 아닌 과학적인 자료 제시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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