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은 가장 중요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환자맞춤형을 만들었는데 미즈메디 줄기세포로 둔갑했다"는 황 교수 주장과 "있지도 않은 줄기세포로 논문을 조작했다"는 노 이사장의 주장은 사실 과학적 검증을 뛰어넘은 책임 전가 공방일 뿐이다. 설사 현재 있다는 줄기세포 모두 DNA검사 결과 환자맞춤형이 아닌 것으로 나와도 황 교수는 이미 "누군가 미즈메디 것으로 바꿔쳤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이를 바꿔치기한 주범으로 김선종 연구원을 암시했고(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 실험실에 모두 접근가능한 사람) 노 이사장은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을 희생양으로 삼는 시나리오"라며 펄펄 뛰고 있다.
결국'그렇다면 누가 바꿔치기 했는가'를 밝혀야 하고, 그 열쇠는 김선종 연구원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이미 MBC PD수첩과 YTN 인터뷰에서 진술을 번복한 바 있고 황 교수, 노 이사장에게 했다는 말도 계속 달라지고 있어 그의 진술로 사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말 그대로 수사가 필요한 지경이다.
노 이사장은 이밖에 줄기세포 날조의 근거로, 12월 줄기세포 오염 사건이 일어났는데 3월15일 논문 접수 전에 6개 줄기세포를 한꺼번에 만들고, 2개월 정도 배양해 사진을 찍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양측은 각각 냉동보관 중이던 줄기세포를 녹여 DNA 검사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10~15일 내 DNA검사를 통해 이것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로 확인된다면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것이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드러난다면 여전히 바꿔치기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팀은 DNA 검사를 하겠다는 5개 줄기세포가 몇 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은 논문의 줄기세포 사진, 테라토마(종양) 사진 등이 조작된 것은 사실이어서 논문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데에는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자신이 조작을 지시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줄기세포 사진과 테라토마 사진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에 대해 '심각한 실수' '인위적 실수'라고만 말해 책임을 피해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의 지시로 김선종 연구원이 사진을 부풀렸고, 체세포 DNA를 2개로 나눠 넘겨준 것도 서울대팀"이라고 말해 조작의 책임을 황 교수에게 돌렸다.
결국 줄기세포 사진과 테라토마 사진이 부풀려졌고, DNA 지문 검사도 조작됐다는 논문의 문제는 사실로 드러난 셈이나, 누가 이를 했고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오리무중의 진실게임에 빠져들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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