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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미스터리/ 줄기세포 實在해도 논문 가치는 훼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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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미스터리/ 줄기세포 實在해도 논문 가치는 훼손돼

입력
2005.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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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6일 “줄기세포 바꿔치기”를 주장하면서 논문의 진실성 규명은 완전히 파묻혀 버렸다.

하지만 황 교수는 논문의 조작을 간접적으로 인정했고, 이것만으로도 과학자로서 치명적인 책임을 떠안게 됐다. 애초 논문의 진실성이란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만들었느냐,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정확한 실험 데이터로 논문을 썼느냐’이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잉여배아에서 추출된 배아줄기세포(수정란 줄기세포)를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라고 날조된 논문을 썼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일단 황 교수는 논문에서 줄기세포 사진과 테라토마(종양) 사진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사실은 ‘인위적 실수’라는 표현으로 간접 시인했다.

다만 그는 줄기세포가 뒤바뀐 사실 자체를 11월 18일에야 알았다는 것이고, 당연히 사진조작 사실도 몰랐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면역적합성항원(HLA) 등 다른 검증데이터도 모두 조작된 셈이다. 하지만 연구책임자이자 제1저자인 그가 이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황 교수가 팀내 연구원에 의해 철저히 속은 것이 아니라면 그는 논문에 대한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사이언스 논문은 이미 철회하기로 했지만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진상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생명과학자는 “단 하나의 데이터만 조작해도 논문이 철회되고 책임을 묻는 것이 과학계의 관례”라고 말했다. 논문의 진실성이 의심되면 경우에 따라 과거의 다른 연구로 조사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황 교수팀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기술이 있다면 난치병 환자에게는 큰 위안이 될 수 있고, 정부가 생명공학 연구를 지원할 명분도 어느 정도 있다.

문제는 황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도 연구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점이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가 뒤바뀐 시점을 추출 직후(1계대)라고 추정했고 그렇다면 수정란 줄기세포를 길러 논문을 쓴 셈이다.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이 크게 주목받은 이유는 약 20개의 난자를 사용해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고, 이처럼 높은 배양성공률이 임상적으로 큰 의미를 가졌다.

기술력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결국 수정란 줄기세포를 배양한 성공률은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게 된다. 이를 근거로 해외의 연구팀이 황 교수팀과 연구협력을 지속할지는 의문이다.

논문의 데이터가 엄정하게 진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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