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함으로써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재검증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사위원회의 재검증 의지를 확인했다. 황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허위라고 말했다면 조사위원회가 가동될 근거가 없어졌으나, 이날 황 교수의 기자회견 이후 조사위원회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게 됐다.
노 처장은 회견에서 “현재 황우석 연구팀에 아무 잘못이 없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 배아줄기세포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이왕재 서울대 의대 부학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서울대가 사전 확인한 바 없다”며 “아직 모르기 때문에 조사위원회를 가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 처장은 “미국 피츠버그대학 측에서 공동 재검증 제의는 아직 오지 않았으나, 사이언스 측에서 공동검증을 권고한 만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가 조사위원회를 통한 재검증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정운찬 총장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조사위원회는 예정대로 간다. 조사위원회가 논란을 제대로 밝히는 것이 충족돼야 서울대와 한국 과학계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해외 과학계에 의해 황 교수 논란의 진상이 밝혀질 경우 그 여파가 황 교수 개인 뿐만이 아니라 국내 과학계 및 국가 이미지 전체에 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얼마 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소장파 교수들이 재검증을 하라는 서명을 제출했던 것에도 정 총장의 이러한 뜻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는 12일 조사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15일 9명의 전문가를 조사위원으로 임명하고 1차 회의를 가졌다. 조사위원회 위원장에는 정명희 서울대 의대 기초의학분야 교수가 선임됐으며, 학내 교수들은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 분야의 전문가로 채워졌다. 이 위원회에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서울대 수의대 인사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성 시비에도 불구하고 수의대 교수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 양일석 수의대 학장은 “황 교수 연구팀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선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객관성이 가장 요구되는 DNA 분자생물학 분야와 배아줄기세포 분야에는 외부 전문가가 선임됐다.
서울대는 15일 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통해 “예비조사를 거쳐 본조사를 실시할 것이며 19일께 황 교수팀에 서면질의서를 발송하면서 본격 조사에 착수할 것”을 결정했다. 조사 범위는 우선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으로 한정하고, 영롱이 스너피 등 이전의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은 조사위원회에서 차후 결정할 예정이다.
노 처장은 “조사위원회는 서울대 개교 후 처음으로 총장으로부터 조사의 모든 권한을 위임 받은 독립적인 특별기구”라며 “과학적 사실과 진위를 밝혀 진실성을 확립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최대한의 독립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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