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메시아’는 연말 단골 연주곡이다. 영국 왕이 듣다가 감격한 나머지 벌떡 일어났다는 유명한 ‘할렐루야’ 합창이 들어있는 이 음악은 한 해가 저물 때면 어김없이 전세계에서 울려 퍼진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교회의 성가대와 전문 합창단이 항상 공연한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은 올해 좀 다르게 하기로 했다. 객석의 관객들이 무대 위 합창단과 함께 노래하는 ‘싱 어롱 메시아’를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친다.
콘서트홀 1층(1,200석)은 전부 관객 합창단이다. 이 자리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파트별로 판다. 여기 앉을 관객들에게는 당일 현장에서 ‘메시아’ 악보와 CD를 준다.
공연 중간중간 다 같이 합창 연습도 하고 해설도 곁들인다. 합창단 측은 “악보를 읽을 줄 모르거나 노래를 잘 못 해도 그저 악보를 눈으로 한 번 따라가본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오면 된다.”고 말한다.
‘싱 어롱 메시아’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지만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유행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족끼리 즐기는 특별 행사로 자리잡았다. 워싱턴의 대표적 공연장 케네디센터는 1971년부터 30년 넘게 매년 ‘싱어롱 메시아’를 하고 있다. 올해도 23일 관객 2,000명이 한 목소리로 ‘메시아’를 노래한다.
이번 공연에 관객 합창단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합창단으로 많은 문의전화를 하고 있다. 부부나 연인끼리, 혹은 아이와 함께 참여하고 싶다며 가족이 파트별로 따로 앉기는 쑥스러우니 혹시 가족석은 없냐, 애인하고 손잡고 나란히 앉아 노래하고 싶은데 커플석은 없냐는 질문도 있다고 한다. 합창단 측은 일단 예정에 없던 20개의 커플석을 마련했다.
지휘 박치용. 독창 소프라노 신지화, 알토 장현주, 바리톤 정록기, 테너 최상호. 협연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02)523-7295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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