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이라크의 첫 주권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가 이라크 전역에서 15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1시) 전국 18개주 6,000여 개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바그다드 시내 중심가에서 폭발음이 들리는 등 저항세력의 산발적 공격이 있었지만 이날 오후 투표 종료 시간까지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제1당은 어디 4년 임기의 의원 275명을 뽑는 이번 총선의 일차적 관심은 어느 당이 제 1당이 될 것이냐는 점이다. 이번 선거는 직접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307개의 정당별 득표수에 따라 의석 수를 배분한다.
현재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최대 정당연합체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UIA는 이브라힘 알 자파리 과도정부 총리가 이끄는 알 다와당과 압둘 아지즈 알 하킴이 주도하는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로 구성돼 있다.
미국 언론은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알 시스타니의 신임을 받고 있는 알 하킴이 실권을 더욱 굳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바그다드에서 반미 투쟁을 한 급진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도 UIA에 합류해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망했다.
하지만 1월 제헌의회 총선에서 140석을 얻었던 UIA는 총선에서 시아파 세력의 분열로 의석 수가 100석~120석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망했다.
◆알라위 전 총리 부활할까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의 부활 여부도 주목할 대목이다. 그는 수니파와 공산당을 끌어들여 종파와 이념을 초월하는 정치 세력인 이라크국민리스트(INL)를 이끌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그를 새 정부 첫 총리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INL은 막강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라크국민회의(INC)의 수장을 맡고 있는 시아파의 아흐마드 찰라비 현 부총리도 독자적 지분 확보를 노리고 있다.
◆수니파 얼마나 투표할까 올 1월 제헌의회 총선을 거부했던 수니파가 선거 참여로 돌아서 투표율이 7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제헌의회 총선 당시 전국 투표율이 58%에 그치자 수니파는 과도정부의 정통성을 물고 늘어지면서 저항공격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강경 수니파는 여전히 선거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총선 후 이들의 저항 강도가 이라크의 안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열 봉합 되나 이번 선거가 내전 양상으로 치닫던 종파 및 종족 간 분열을 끝낼지는 미지수다. 정국 안정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올 가능성이 낮아 연립 정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정부 구성 지분 문제로 각 정파간 대립이 계속될 경우 이라크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제 도입, 석유 수입 배분 문제 등도 잠복해 있어 총선 후 정국 안정을 위해서는 최소 6~8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