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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미스터리/ "진실이 뭐냐" 헷갈리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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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진위 미스터리/ "진실이 뭐냐" 헷갈리는 시민들

입력
200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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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을 넘어 혼란에 빠졌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이 연달아 열린 16일 시민들은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냐”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느냐”며 당혹스러워 했다.

주부 김경자(42)씨는 “정말 어지럽다. 황 교수가 사기를 쳤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다”면서도 “한 명은 분명 거짓말을 하는 것일 텐데 주위에 물어봐도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직장인 김진연(30ㆍ여)씨는 “불치병 환자에게 희망이었을 황 교수의 몰락을 지켜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진작 직접 나서 올바르게 해명을 했어야 했는데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때 사이 좋게 국가적인 연구를 주도했던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이 상대를 헐뜯는 ‘진실공방’을 하는 모습에 “비극이 따로 없다”는 착잡한 반응도 많았다. 주부 이모(46)씨는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적 자긍심을 갖게 해 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시간, 서로 다른 장소에서 상대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 아프다”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사이버 공간도 혼란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아이디 ‘lee373’은 “모두 진실을 말한다고 하는데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오히려 상황 파악이 안 된다”며 “왜 정부는 무엇이 진실인지 명쾌하게 밝혀주지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아이디 ‘khs87’은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 전에 국가적인 프로젝트의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줄기세포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인지…”라고 분개해 했다.

여전히 황 교수를 지지하는 쪽과 노 이사장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측으로 나눠 공방도 오갔다. 아이디 ‘juy080’은 “황 교수 말대로 10일 정도 뒤에 판가름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진실만 밝히면 될 일이지 황 교수를 비하하는 노 이사장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디 ‘true2’는 “지금까지 줄기세포의 유무에 대해 황 교수 본인이 해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침묵한 것은 문제”라며 “또다시 시간을 달라는 것은 연구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더 이상 혼란을 부추기지 말고 이제는 진실을 밝히라”는 목소리와 “좀 더 기다리자” 신중한 요구도 많았다. 대학생 최영준(26)씨는 “장래 과학도를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며 “먼저 서울대가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과학계가 해결하지 못하면 검찰이라도 나서서 수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원 김모(35)씨는 “의도된 조작인지 아닌지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황 교수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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