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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뇌졸증 경고등 무증상 뇌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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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뇌졸증 경고등 무증상 뇌경색

입력
2005.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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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53)씨는 웬만해서는 병원을 찾지 않는 지독한 ‘병원 기피증’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병원을 찾아 종합건강진단을 받았다. 절친한 친구가 뇌출혈로 돌연사한 것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친구도 자신처럼 20살 때부터 하루에 반 갑 이상 담배를 피웠고 술도 꽤 즐기는 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 건강검진 때 고혈압 진단까지 받게 된 그는 찜찜한 마음에 평소와 달리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평소 별다른 이상 증세가 없어 건강하다고 믿고 있었는데, 역시 건강은 자신해서는 안 되는 모양이다.

종합건강진단 결과는 걱정하던 대로 심각했다. 의사는 이씨에게 ‘무증상 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씨는 여태껏 마비증세나 떨리는 증세조차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멀쩡히 잘 지내는데 뇌졸중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의사는 뇌경색이라고 모두 당장 위험한 뇌졸중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뇌졸중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뇌졸중으로 가는 마지막 경고

무증상 뇌경색은 평소에는 어떤 증세도 나타나지 않으며, 뇌 촬영이나 정밀검진을 해야 확인할 수 있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 세포가 죽은 상태지만, 다행히 죽은 세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미세한 부분이라서 마비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무증상 뇌경색의 경우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 전에는 전혀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증세를 방치할 경우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올 가능성이 정상인에 비해 10배가 높아지고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도 2.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당장은 아무 문제 없이 생활하지만 머리 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셈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과장은 “마비나 언어장애를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때에는 이미 뇌경색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뒤”라며 “다행히 무증상 뇌경색일 때 발견하면 약물치료와 생활개선을 통해 더 심각한 뇌졸중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에 평소 숨이 차거나 기억력이나 사고력 등이 조금씩 떨어지는 경우 무증상 뇌경색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50대 이후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는 무증상 뇌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조기 검진으로 예방을

흔히 뇌졸중을 소리없이 찾아오는 저승사자라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간신히 생명은 건지더라도 반신마비, 언어장애, 치매 등 치명적인 장애가 남게 된다.

매년 10만 명 정도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률도 암 다음으로 높다. 암의 종류가 다양한 점을 감안한다면 단일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인 셈이다. 한마디로 뇌졸중은 한번 발병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무서운 질병이다.

별다른 예방책도 없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비만 등 성인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일단 발병하면 빨리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전문의들은 뇌졸중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생활습관병(성인병) 같은 위험인자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정밀검사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의료장비가 발전해 초기 뇌경색(무증상단계) 증세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50대 이후에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졌다면 반드시 정기적인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모든 질환은 1차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은 심각한 후유증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까지 물질ㆍ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되므로 뚜렷한 증세가 없더라도 사전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자기공명영상(MRI)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이기 때문에 모두 꼭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50세 이상,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흡연 경력이나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밀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위험군을 대상으로 정밀진단을 한 결과 40대 이상에서는 30% 정도 무증상 뇌경색이 발견됐고, 55세 이상에서는 2명 중 한 명꼴로 무증상 뇌경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에 대해 말할 때 마비 등 이상 증세를 느끼고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을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반면 정밀검사를 통해 초기 뇌경색 증세를 발견하면 무덤에서 살아나오는 것이나 진배없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데, 한 순간의 부주의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없어야겠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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