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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타일 - 2005 패션계 한 해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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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타일 - 2005 패션계 한 해 결산

입력
2005.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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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 논란으로 시작해 복장 논란으로 끝난 한 해 였다.

연초 SBS 시사 프로그램 ‘W’ 사회를 맡았던 최윤영 아나운서의 ‘야한’ 복장이 품위 논쟁을 일으키더니, ‘MBC 음악 캠프’에서는 성기 노출 사건과 더불어 일제의 욱일승천기 티셔츠를 입은 가수가 원색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다.

연말에는 가수 신해철이 TV 토론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면서 후드 티셔츠를 입고 나선 것과 관련해 인터넷이 불붙었다. 아르마니와 타미 힐피거 등 세계 패션사의 전설이라 할만한 거물들이 잇따라 방한, 주목을 끌었으며 패리스 힐튼이나 올슨 자매 등 현대판 공주들의 옷 차림과 생활 방식이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꽃답던 남자들은 남성적 매력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산업적으로는 패션과 이종 산업 간의 활발한 콜래보레이션(협업), 싸고 날렵한 패스트(fast) 패션이 날개를 달았다. 2005년 패션계를 결산한다.

1. 옷차림, 코드(Code) 논쟁에 빠지다

드레스 코드 관련 가장 뜨거운 논쟁의 주인공은 가수 신해철이었다. 11월 간통죄 폐지 문제를 다룬 MBC TV ‘100분 토론’에 후드 티셔츠와 로커들이 흔히 끼는 검은색 가죽 손등장갑을 낀 채 등장,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누리꾼들은 ‘진지한 방송 패널로는 적절하지 못 했다’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옷차림일 뿐’이라는 찬반양론으로 격하게 대립했다. 신해철은 17일 갖는 송년 콘서트에서는 ‘비난 여론을 조롱하기 위해’ 턱시도 차림으로 공연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패션 관계자들은 이런 드레스 코드 논쟁을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로 꼽는다. 주 5일 근무나 직업 형태의 변화 등으로 캐주얼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단정한 옷차림으로 대변되는 체면 문화 등 보수적 가치관도 엄존하기 때문에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 과잉 패션, 절정에 오르다

낭만적이고 여성스러운 로맨티시즘이 전성기를 구가하는 듯 했다. 2000년 장만옥이 주연했던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에서 보여준 화려한 복고풍이 무색할 정도였다면 지나친 말일까.

짚시 치마와 볼레로로 대표되는 에스닉 패션이 인상적었던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의 러시안 무드에 이르기까지, 최근 2~3년 동안 이어 온 로맨티시즘은 올해 절정에 올랐다.

리본과 레이스 장식, 러플, 반짝이는 큐빅과 비즈 장식들, 색채의 향연이라 할 만한 화려한 색감과 치렁치렁 여럿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까지, 이른바 맥시멀리즘(Maximalismㆍ과잉 패션)의 시대였다.

3. 위버섹슈얼, 꽃미남 누르다

2004년 남성들의 셔츠가 핑크와 꽃무늬로 물들었다면 2005년의 남자들은 꽃보다 매너를 중시했다. 메트로섹슈얼이 아닌 위버 섹슈얼(Über-sexual)로 정의된 이 남자들은 터프한 남성미와 자신감, 신사적인 매너를 결합시켰다.

장식적인 패션 보다는 기능성과 편안함, 은근한 멋스러움을 추구한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톱 스타로 발돋움한 다니엘 헤니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4. 셀러브리티 전성 시대- 패리스 힐튼, 올슨 자매 등

유명 인사들의 패션 파급력이 전례 없이 높았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유명 인사의 일거수 일투족이 동시 다발적으로 전파되는 시대, 현대판 공주들인 패리스 힐튼이나 올슨 자매 등 재벌가 여성들의 옷차림과 행동거지는 그대로 선망의 대상이 됐다.

특히 호텔 재벌 힐튼가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은 ‘블링블링 패션’이라는 스타일을 만들어 낼 정도의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골반뼈가 훤히 드러나는 초미니 스커트나 청바지에 번쩍이는 목걸이와 귀걸이, 거의 벗겨질 듯한 시폰 란제리탑을 곁들이는 차림이 대표적인 스타일.

5.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패션계 거물 방한 러시

패션계의 전설이라 불릴만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잇따라 방한, 국내 하이 패션 시장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도를 엿보게 했다. 이탈리아 조르지오 아르마니, 미국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 프랑스의 바네사 브루노가 잇따라 방한했다. 특히 12월에는 세계 명품 시장의 큰손인 구치그룹 전 CEO 도미니코 데졸레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플래그십 매장 오픈식 참석차 방한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패션계는 패션업체와 이종 산업계의 콜래보레이션이 활발했다. 캐주얼브랜드 빈폴이 삼성전자와 공동마케팅을 벌였고 애플의 아이포드 시리즈는 국내외 패션업체의 케이스 만들기 열풍을 일으켰다.

유행 패션을 발빠르게 상품화하는 값싼 패스트 패션도 명동상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또 경제력을 갖춘 40,50대 중장년층의 패션 의식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중저가 여성 캐주얼 크로커다일 레이디가 큰 성공을 거두는 등 중년층의 패션 소비가 급증했다.

이 밖에 이혜영 변정수 황신혜 등 연예인들이 패션업계에 진출, 홈쇼핑이나 사이버몰 패션브랜드로 시장을 달궜다. 또 주제별로 특화된 편집 매장 개설도 인상적인 한 해였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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