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정기세일이 한창이던 이달 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을 둘러보던 롯데쇼핑 이인원 사장 눈에 한 여성의 특이한 행동이 들어왔다. 그 여성 고객은 기둥에 붙은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북적거리는 매장 한 복판에서 다른 고객들에게 이리 저리 치여가며 입술 화장을 하고 있는 여성 고객을 보면서 이 사장은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 고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 사장은 마침 2층 여성 캐주얼 매장에서 자투리 공간을 발견했다. 칸막이로 공간을 분리한 후 고풍스러운 화장대와 소파 등 가구를 놓고, 고급스런 커튼과 벽지로 꾸미니 멋들어진 파우더룸이 완성됐다. 이 사장은 직접 이 방에 ‘프린세스룸’(사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어린이 놀이방과 1개의 초우량 고객(MVG) 룸 등이 있었을 뿐, 고객들의 휴게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5~6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프린세스룸’은 세일이 끝난 후에도 늘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측은 고객들의 반응이 좋자 남성 고객들을 위한 ‘프린스룸’도 만들기로 했다.
본점 송정호 여성팀장은 “프린세스룸은 단순한 고객 쉼터라는 차원을 뛰어넘어 고객이 스스로를 공주로 느낄 수 있도록 최상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본점 뿐 아니라 전 매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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