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이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정상회의는 감사와 우의(友誼)의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아세안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로 결단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고, 아세안 정상들은 한국의 동남아 지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아세안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로 해준 것은 한반도 안정과 북한의 개혁ㆍ개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그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개성공단 제품을 잘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국의 탁신 치나왓 총리는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합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태국은 아세안 10개국 중 유일하게 쌀을 관세인하 대상에서 제외시키려는 한ㆍ아세안 상품자유화 방식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태국 총리의 이날 언급은 의미가 있었다.
아세안 정상들은 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한국 정부의 원칙에 동조하며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기원했다. 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의 관심과 성원이 동아시아 평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의 정보기술(IT) 분야 발전을 위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1,000만 달러(100억원)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리시엔룽 싱가포르 총리는 “한국이 금융위기를 거친 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의 최첨단 상품과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 상품은 개방과 자유화 효과의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도로 건설 등 한국의 지원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를 표시한 뒤 “더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캄보디아에 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세일즈를 했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국이 놀라운 발전을 이룩한 것을 확인했다”며 “한국이 지식기반 산업에서 아세안 국가들을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맘모한 싱 인도 총리와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이날 12명의 외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다.
한국과 인도는 정상회담에서 민수용 원자력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자고 합의했다. 클라크 총리는 “뉴질랜드는 한국에서 IT 전략을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협력을 제의했다.
쿠알라룸푸르=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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