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분양가 때문에 물의를 빚은 펜트하우스를 뺀 채 일반 가구에 대해서만 분양 승인을 받은 뒤 우선 공급하는 이른바 ‘찢어 팔기’식 편법 분양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위브 더 제니스’(1,494가구)를 공급하는 두산산업개발은 당초 평당 1,790만원으로 책정된 펜트하우스(84~98평형 13가구)를 뺀 1,481가구에 대해서만 분양 승인을 받아 이날부터 청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견 건설업체인 월드건설이 인근 지역에서 분양한 ‘월드 메르디앙’도 복층으로 구성된 펜트하우스(82평형) 6가구를 제외한 일반 가구에 대해서만 분양 승인을 받은 뒤 현재 청약 접수를 진행중이다. 펜트하우스는 내년 초 별도 모집공고를 낸 뒤 분양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분양 승인은 공급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데, 일부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에 대해서만 부분 승인을 받아 분양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별도 규제 조항이 없는 점을 이용한 건설업체들의 이 같은 편법 분양에 대해 관할 수성구청측은 “건설업체의 부분 분양승인 요청을 거부할 근거가 없어 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특정 수요층이 타깃인 고가의 펜트하우스 때문에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하면 금융 비용 증가 등 사업 전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부분 승인을 신청한다”며 “펜트하우스를 임의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 공고를 거쳐 공급하는 만큼 불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두산산업개발과 월드건설은 내년 초 상가를 분양할 때 펜트하우스 분양도 함께 신청할 계획이다. 두산은 당초 계획대로 98평형은 17억원대(평당 1,790만원)에, 월드는 82평형을 13억원선(평당 1,600만원)에서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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