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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콘서트 '고고 예술속으로'의 안영미·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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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콘서트 '고고 예술속으로'의 안영미·강유미

입력
200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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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가 가진 경우의 수는 여전히 적다. 바보 흉내를 내거나 남을 바보로 만들거나, 아니면 못난 얼굴과 몸을 무기로 삼는다. 저잣거리의 편안한 웃음, 생리적이고 일차적인 카타르시스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웃음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올해 개그맨 강유미와 안영미 콤비의 희소성은 그래서 빛났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단어는 바로 ‘식상’”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들 콤비는 KBS 2TV ‘개그 콘서트’의 ‘고고(GO!GO!) 예술속으로’ 코너를 통해 비루한 삶과 이를 관습적으로 그려내는 갖가지 예술의 장르를 비틀며 시원한 사이다처럼 톡 쏘는 ‘명품 개그’를 선사하고 있다.

올해 스물 두 살 동갑내기로 ‘개콘’ 개그맨 중에서도 최연소임에도 누가 봐도 기분 나쁘지 않은 ‘하이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일상 속으로’가 궁금하다. 연기 지망생이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백화점의 계산원으로 일해야 했던 강유미는 그 때를 “숨막히고 답답한 시절”이었다고 했다. “코미디 대본도 쓰고 주성치 영화도 보면서 꿈을 놓지 않았어요. 결국 2002년에 KBS 위성 TV의 ‘한반도 유머 총집합’라는 프로에 출연하게 됐죠.”

역시 연기자가 자신의 꿈이라고 확신했던 안영미는 졸지에 개그맨이 됐다. “2004년 KBS 공채 19기 개그맨 오디션에서 블랑카 아내 봉숙이로 뽑혔는데 그게 저희 학과 교수님이 저도 모르게 원서를 넣으신 거였어요.”

그 뒤 “‘폭소 클럽’의 ‘록키 & 루키’란 코너에서 다른 팀이 다 짜진 상태에서 떨거지들끼리 만난 게 같이 일을 하게 된 계기”였던 이들은 올해 2월 6일 ‘예술속으로’를 선보였다. 비판적 TV 키드이자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두 사람에게 딱 맞는 코너였다.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꼭 저래야 돼? 저러다 이렇게 되겠지’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상투적인 장면을 흉내 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면 좋겠다고 마음 먹었죠.”(강유미) “거울을 보면서 드라마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흉내내면서 놀다 보니 비슷하게 따라 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안영미)

‘예술’과 ‘개그’의 만남은 역시 위험했다. “모험이었죠. 시청자들이 이해하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했어요. 패러디 하는 내용을 모르시면 하나도 안 웃길 수 있으니까. 그런데 (웃음이) 터졌어요. 날아갈 것만 같았죠.”(강유미) “지금도 저희 유머는 딱 반반인 거 같아요. 재미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열광하시고, 나머지 절반은 ‘저게 뭐야’ ‘왜 하냐’는 반응이세요.” (안영미)

어쨌든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으며 ‘고고 예술속으로’는 ‘개콘’에서 숱한 코너가 사라진 10개월 동안 꿋꿋하게 생존했다. “사실은 이제 ‘고고 예술속으로’를 그만 할 때가 된 거 같아요. 그래도 ‘재미있다’ ‘좋다’고 하실 때 내리는 게 나으니까.”(안영미) “그것도 그렇고 저희가 ‘예술속으로’로 저희가 가진 걸 다 보여드리고 있다는 것도 문제예요.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 성대 모사부터 다른 연기까지. 밑천이 드러날 까봐 걱정이에요.” (강유미)

그렇게 조만간 ‘예술속으로 고고’는 사라질 듯싶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코너를 통해서도 일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통한 ‘공감 개그’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너무 일상적이어서 미처 모르고 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아, 그래 맞아’ ‘나도 그 생각 했어’라며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개그는 계속 됩니다, 쭉.”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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