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점 찍은 후계자는 아베 신조(安部三晉)?
차기 총리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가 아베 관방장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 동안 ‘포스트 고이즈미’ 레이스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고이즈미 총리는 1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찬스는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며 아베 장관에게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것을 강하게 권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준비가 안된 사람은 찬스가 와도 잡지 못한다”“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도망친다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나온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총리의 ‘아베 보호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어서 특히 눈길을 모았다. 모리 전총리는 9일 TV에 출연해 아베 장관을 총재선거에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계추 같은 선거의 생리상 최근 압승을 거둔 자민당이 2007년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에서는 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젊은 기대주인 아베를 아껴야 한다는 논리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 같은 모리 전총리 주장에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다고 판단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평소 아베 장관을 탐탁치 않게 여겨 온 모리 총리의 ‘아베 보호론’은 낯간지러운 측면이 많다. 모리 전총리는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스타 정치인이지만 고이즈미 강경 노선을 답습하고 있는 아베 장관보다는 같은 모리 파벌로 합리성과 균형감각을 갖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을 선호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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