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의 혼란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큰 충격 없이 한 주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점진적인 조정 압력에 직면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연말을 앞두고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선 고려해야 할 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다. 0.25%포인트(25bp)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간의 금리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혹은 보다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이다. 11월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는 미국의 금리정책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고, 이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동반상승으로 연결됐다. 그런데 만일 현실정책에서 이 같은 기대감이 부정된다면 증시의 조정 가능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60달러선을 넘어서고 있는 점도 다소 부담스럽다. 그 동안 유가 안정이 정책기조 완화의 중요한 명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의 조정도 부담 요인이다. 정보기술(IT)경기의 가장 뚜렷한 지표역할을 하는 반도체 가격이 D램 반도체를 중심으로 12월 들어 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초호황을 누리던 플래시 메모리 분야로 조정이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 역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4ㆍ4분기 실적전망을 내놓고 있는 등 연말랠리의 주역이 돼야 할 주요 IT업체가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여건 등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을 넘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이 넉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관련 펀드 자금유입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기록적인 수익률을 달성한 주요 펀드들이 수익률 관리 노력을 진행하면서 신규 매수보다는 이익실현에 주력할 시점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을 앞둔 시장전망은 다소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특히 미국 FOMC회의 시점을 기준으로 세계 증시의 동반 조정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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