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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12일 문열자마자 '놀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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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12일 문열자마자 '놀 판'

입력
2005.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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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가 열린우리당의 소집 요구로 12일부터 한달 간 회기로 열리지만 전도가 어둡다.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강행 처리로 반발, 등원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국회 공전이 불가피하다. 새해 예산안과 부동산법안, 비정규직법 등 주요 현안의 처리도 미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로 12월31일 겨우 예산안이 처리됐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당은 일단 한나라당을 설득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자세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당과의 대화를 복원하고 타협을 통해 국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조율할 부분이 있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나라당을 무엇으로 설득하느냐다. 일단 한나라당의 감세안과 예산안 삭감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해주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 법안도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합산과세의 예외 조항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안기부 X파일’특별ㆍ특검법 문제도 야당 주장을 반영할 수 있다.

우리당 일각에서는 단독 국회를 강행하자는 강경론도 제기하지만,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안 등 한나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법안이 남아 있어 현실성이 부족하다. 때문에 설득과 압박을 통한 강ㆍ온 양면책이 동원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성난 태도가 예사롭지 않아 절충점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사학법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및 김원기 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강 대표의 사퇴가 결정되면 임시 대표단이 구성될 때까지 자연적으로 여야 협상은 미뤄지게 된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의 사학법 강행처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개혁법안의 처리를 통해 지지층을 재결집하고 한나라당을 ‘특권층을 위한 수구정당’으로 분칠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이에 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임시국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 연장안도 반대하자는 극한 의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임시국회를 무작정 외면하기도 곤란한 측면이 있다. 예산안과 부동산 입법 등의 처리 지연이 여론의 역풍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여야는 겉으로는 빡빡하게 대립하며 일정기간 냉각기를 가진 뒤 물밑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주고받는 협상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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