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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일류기업 R&D로 일군다] (9)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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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일류기업 R&D로 일군다] (9)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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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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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햇반이 처음 나왔을 때 일부 사람들은 방부제가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지은 밥을 아무리 잘 보관한다 하더라도 이틀만 지나면 색이 누렇게 변하고 딱딱해 지기 마련이다. 햇반이 광고포인트로 잡은 것처럼 6개월 이상 막 지은 밥맛이 보존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햇반에는 방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방부제 없이도 장기간 신선함을 유지하고, 수분간 열을 가하면 방금 지은 밥과 같은 맛과 영양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햇반의 비밀은 바로 CJ식품연구소가 자랑하는 첨단 무균 기술에 있다.

햇반은 수확한 후 3일 이내에 도정한 경기미를 이용해 밥을 짓는다. 이 밥을 반도체공장 수준의 무균상태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담는 점이 특징. 또 3층 구조의 산소차단층으로 된 특수 보관용기와 뚜껑을 사용, 공기유입을 막아 부패를 방지한다. 균이 전혀 없는 곳에서 용기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순간적으로 포장하는 기술이야말로 ‘사먹는 밥’이라는 신개념의 제품 탄생을 가능케 한 핵심기술이다.

‘CJ 프레시안 샐러드’ 역시 독특한 포장기술 없이는 나올 수 없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야채를 ‘기절’시키는 것. 무농약 친환경 야채를 비타민C를 녹인 물로 씻어내 변색되는 것을 막는다. 이어 봉지 내 산소 농도를 공기 중(21%)보다 낮은 2~10%로 순간적으로 낮춰 기절시킴으로써 마치 야채를 잠들어 있는 상태로 만든 것이다.

이런 기술들을 개발한 곳이 바로 CJ 식품연구소다.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CJ식품연구소는 10년 앞의 라이프스타일을 내다보는 신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90년 설립된 이래 ‘햇반’, ‘컨디션’, ‘행복한 콩 두부’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면서 소재식품 분야에만 한정돼 있던 연구를 식품 전반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품연구소가 식품분야에서 출원한 특허만 200여건에 이른다. 이 연구소는 CJ가 선도적인 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핵심역할을 했다.

식품연구소는 92년 컨디션을 개발, 숙취해소 음료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어 96년에는 포장된 밥을 가정에서 사먹는다는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던 시절에 햇반을 내놓아 즉석밥 시장을 열었다. 2002년에는 3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에서 2번째로 ‘디 글리세이드’ 생산기술을 개발, 체지방 축적 억제를 위한 기능성 식용유 ‘로프리’를 선보였다. 또 대두 펩타이드 등 체지방 연소 기능 성분으로 만든 기능성 음료 ‘팻다운’은 지금까지 2,000만병 이상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CJ 식품연구소가 최근 주력하는 프로젝트는 김치다. 신선식품센터 김치팀을 중심으로 테스크포스를 만들어 김치의 생리기능성 연구에 돌입했다. 중국산 김치가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고, 또 그 안전성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살리고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프리미엄 김치 개발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CJ는 김치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표준화 연구를 통해 다양한 기능성 메뉴를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CJ식품연구소는 박사급 15명, 석사급 60여명을 비롯 총 11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있다. 또 자체적인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해외 연구개발(R&D) 인력의 스카우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CJ 관계자는 “식품은 더 이상 R&D의 불모지가 아니다”면서 “연간 매출액의 2%에 달하는 투자가 없었다면, CJ가 자랑하는 많은 히트상품들은 영원히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 연구소박영훈 CJ바이오연구소

CJ그룹의 올해 최대 화두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이다. CJ는 최근 식품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해외시장 공략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CJ의 글로벌화에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은 바로 바이오산업분야였다.

CJ의 세계시장 공략은 1991년 인도네시아 파수루안에 사료 원료인 라이신 공장을 세우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동남아 중국 호주 등에 사료 원료 핵산 등 식품소재 공장 13개를 지었다. CJ는 라이신, 쓰레오닌, MSG 등의 아미노산과 GMP, IMP 등 핵산류를 개발, 바이오산업 부문에서는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CJ바이오연구소는 이 같은 성과물이 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J바이오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영훈(사진) 소장은 미생물과 균주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그는 대두에서 유용물질을 분리,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발효기술을 통해 의약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길을 열었다.

박 소장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발효소재 개발과 신 바이오 기술의 확보이다. 박 소장은 이를 위해 15개에 이르던 연구소 프로젝트팀을 5개로 통합해 운영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년 10% 이상의 인력을 해외 연구인력으로 채용하고 있다. 박 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특성상 한 순간이라도 연구를 게을리하면 도태되고 만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용 미생물 연구소를 만들기 위해 선진 바이오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 CJ제품 "안심하고 드십시오"

“식품 안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조 및 유통 등 전 단계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늘 같은 소리지만, 감사합니다.”

얼마 전 김치파동이 터졌을 때 매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정부의 대책을 비꼰 코미디의 한 장면이다. 실제로 식품 관련 사고가 터질 때마다 늘 우리가 내리는 결론은 한결같다. 식품 제조와 유통 등 전 단계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결론이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연례 행사처럼 식품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CJ는 식품업체로는 최초로 1997년부터 ‘식품안전연구센터’를 설립해 안전한 식탁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식품안전연구센터의 주요 역할은 ▦식품위생 관련 법규와 기준 규격의 제정 및 개정 대응책 마련 ▦그룹 자체의 식품안전 지침 제정 및 개정 ▦시판 제품 모니터링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시스템 확대 ▦전문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식품 안전 감시 등이다.

특히 최근에는 80여개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들에 대한 안전 감독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3년부터 협력업체에 대한 HACCP 컨설팅 시스템을 구축, 관련 법규 및 일반위생에 관한 교육을 통해 식품안전 전반에 대한 전문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현장개선을 위한 시설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는 동종업계는 물론 항공ㆍ외식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 감시 중 가장 강력한 제도는 ‘3진 아웃’ 제도다. 안전 심사의 일정 기준인 ‘허들 포인트’에 3차례 이상 미달한 업체는 가차없이 거래선에서 탈락시킨다. 반면 우수 업체는 안전 컨설팅 비용을 지원받는다.

2004년부터 시작된 HACCP 내부 인증제도는 식품안전센터의 자체 심사를 통해 협력업체의 안전성 여부를 시험하는 것이다. 현재 60여개사가 CJ 식품안전센터의 인증을 받아 보다 안전한 식품을 CJ에 납품하고 있다. 정부의 HACCP는 하드웨어적인 시설관리에 치중돼 있는 반면, CJ의 HACCP는 식품안전에 대한 마인드 제고 및 시스템의 운영 등 소프트웨어 측면을 중시, 실제 적용에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식품안전연구센터 박대우 소장은 “식품 사고의 경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사후 대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식품의 안전 관리에 충분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이어 “CJ 뿐 아니라 CJ에 물건을 납품하는 협력업체까지 모두 HACCP 사업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지원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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