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브로커 윤상림(53ㆍ구속)씨가 경기 하남시의 인허가 사업에 개입해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도 이런 첩보를 입수,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검찰과 하남시 등에 따르면 윤씨는 2000년대 초반 하남의 중소건설회사인 A사의 비공식 회장직을 맡아 이교범 하남시장, 하남시 공무원 등과 접촉하고 다녔다.
법조브로커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윤씨는 건설 분야에서도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윤씨가 A사 지분은 없었던 점에 비춰 공사 수주 등의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고 거액을 챙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씨와 A사의 실제 회장은 같은 시기에 같이 자유총연맹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A사가 최근 몇 년 사이 하남시의 대표적 ‘노른자’ 사업인 풍산지구 아파트개발사업과 시종합운동장 건설사업을 잇따라 따낸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무성하다.
토지공사와 하남시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추진한 풍산지구 아파트개발사업에는 200여개 회사가 입찰했지만 A사 등 3개사가 시행사로 선정됐다.
이중 A사는 38평형 아파트 489가구를 배정받아 3개 시행사 가운데 사업규모가 가장 크다. 나머지 시행사 두 곳은 32평형 아파트 168가구와 217가구를 각각 배정받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A사는 그동안 별 실적도 없었는데 분양 세대가 가장 많고 유일하게 큰 평수의 물량을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이달 중 분양이 시작될 풍산지구는 거여ㆍ마천 뉴타운이 들어설 서울 송파구, 그리고 강동구에 인접해 있고 한강 조망권 프리미엄까지 붙어 평당 분양가가 1,400만원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사업비 359억원이 책정돼 2007년 12월 완공 예정인 시종합운동장 건설사업도 A사가 대형건설사와 함께 사업권을 따냈다.
이교범 하남시장은 한국일보 기자와 만나 “2003년 말 지인의 소개로 윤씨를 처음 만났고 이후 식당 등에서 10여 차례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러나 “윤씨로부터 청탁이나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특혜 의혹은 강력 부인했다. A사측도 “입찰 때 평형 별로 신청을 따로 받았기 때문에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경수 부장검사)는 윤씨가 다른 기업에서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추가로 포착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가 지금까지 알려진 수사 청탁이나 사건 무마와는 다른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았다”며 “사업권 획득 등 이권 청탁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김영화 기자 yaaho@hk.co.kr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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