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추격으로 경기를 연장전까지 몰고 간 대구 오리온스의 김 진 감독은 양복 상의를 벗어 제쳤다. 반면 경기 내내 서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선수들을 지휘하던 인천 전자랜드의 제이 험프리스 감독은 연장전이 시작되자 진이 다 빠진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손에 땀을 쥐는 대혈투. 승리의 여신은 김 감독에게 미소 지었다.
오리온스는 8일 전자랜드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102-95의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오리온스는 경기 중반 한때 15점 차까지 끌려갔지만 4쿼터 들어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뒤 극적인 뒤집기를 이뤄냈다.
오리온스는 3연패의 굴레에서 벗어나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시즌 첫 연승을 노리던 전자랜드는 뒷심 부족으로 분루를 삼켰다.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역시 김승현. 11득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한 오리온스의 포인트가드 김승현은 리바운드 1개가 모자라 아깝게 트리플 더블을 놓쳤다.
김승현은 특히 연장전에서 팀의 16점 중 6점을 혼자 집어넣고 리바운드 3개와 어시스트 4개를 배달하는 등 특급 도우미의 진가를 확인했다.
오리온스의 용병 듀오도 승리를 도왔다. 아이라 클라크는 35점을 쓸어 담았고, 안드레 브라운은 28점에 14리바운드로 맹위를 떨쳤다. 김병철도 17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전자랜드는 ‘람보 슈터’ 문경은이 모처럼 5개의 3점슛을 넣어 25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막판 오리온스의 맹추격을 버티지 못했다.
대구=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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