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시작해 하늘길이 사실상 막혀버렸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운항예정이었던 국내선 국제선 화물선 등 총 387편 중 204편(53%)이 취소됐다. 9일에도 399편 가운데 63%인 253편이 운항하지 못한다. 국내선의 경우 내륙노선 104편 등 212편 중 176편(83%)이, 국제선은 한일 한중 노선을 포함해 157편 중 54편(34%)이 각각 취소된다. 국제화물선은 30편 가운데 23편(77%)이 결항된다.
조합원 600여명이 영종도 인천연수원에서 농성을 계속하는 가운데 노사는 서로를 비난하고 압박하는 데 주력, 의미 있는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해고자 복직을 목적으로 파업을 벌였다”며 노조 집행부 30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회사는 “이번 파업은 표면적으로는 임금인상을 위한 것이나 내면적으로는 2001년에 해고된 노조 집행부를 복직시키려는 목적에 의한 것”이라며 “이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는 “노조가 파업을 풀어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기대하며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김대환 노동부 장관에게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긴급조정권은 법적 요건이 갖춰져야 내릴 수 있으며, 자칫 노사 자율 교섭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은 대한항공 노사가 교섭을 통해 타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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