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서 슬슬 송년 모임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는 고기에 폭탄주, 술이 떡이 된 채 2차로 찾는 노래방은 사양이다. 대신 사교적이고 자유로운 클럽이나 와인 파티 문화로 변해가고 있다.
말이 ‘파티’지 대부분 복장도 가볍고 가격도 부담 없다. 여기서는 술도 죽도록, 또는 억지로 마시지 않아도 된다. 먹고 싶은 만큼만 마셔도 “마셔라” 강요하는 사람이 없다. 특히 클럽 파티의 경우,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파티를 즐기다 피곤해졌을 때 슬쩍 자리를 뜨면 그만이다. 싱글들은 물론 기혼자들에게까지도 각종 파티 문화가 매력으로 다가온다.
격식 없이 즐기는 클럽 파티, 크리스마스나 12월 31일처럼 특별한 날을 기념해 여는 테마 파티, 전문 파티 플래너들이 꾸미는 사교 파티, 친한 친구들끼리 조촐하게 집에서 치르는 홈 파티 등 종류도 만들기 나름.
특히 2000년 이후 2000년 이후 해외 연수나 배낭 여행 등으로 외국 생활을 경험해 본 젊은이들이 늘어감에 따라, 클럽 파티는 홍대앞을 기점으로 음악과 춤을 즐기는 레이브(Rave) 파티로 업 그레이드 돼 갔다. 2001년 3월은 기억할만한 시점.
테크노 클럽 4개에서 ‘클럽이 하나 되는 날(Clubber’s Harmony)’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클럽 데이를 시작, 현재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이면 오후 9~오전 5시까지 1만5,000원에 주인의 합의를 거친 클럽 13곳을 티켓 하나로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다. 음료 한 잔은 무료.
이 곳 레이브 파티가 1만~1만5,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시끄러운 분위기라면 청담동 테마 파티나 사교 파티는 3만~5만원 정도로 보다 비싸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 분위기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래서 연령대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싱글 직장인들이 많다.
외국계 광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김광호(32)씨의 예찬이다. “소개팅 하기는 나이가 들었고 어른들이 주선해 주는 선은 불편해서 싫고 그래서 가끔 친구들 따라 파티에 와 봤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더니 몇 번 와 보니까 편하고 좋더라고요.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인이니까 자연스럽게 인맥도 형성되고 운이 좋으면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날 수도 있고요.” 그는 연말에 참석하기로 계획된 몇 개의 사교 파티 때문에 제법 들떠 있었다.
결혼 정보 회사나 파티 전문 회사들도 싱글 남녀를 겨냥해 각종 송년 모임을 기획했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는 지난 8일 서울 강남 프리마 호텔에서 열었던 ‘홀려 주고 빠져 주는 작업 파티’에 이어, 22일은 20~30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서울 서초동 큐브 아고라에서 ‘쌍쌍 브라더스의 해피 크리스마스’를 개최한다. (02)550-6092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