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 청소년 문학상’ 11월 장원 시 부문에 김영우(광주 동신중)군의 ‘할머니와 돈’, 이야기글에 이현희(이화외고)양의 ‘나의 열여덟은 아름답다’와 신동승(부천고)군의 ‘향수, 생활글에 이진선(경기 광명 진성고)군의 ‘그래, 늘 그렇게’, 비평글에 황광진(울산 성신고)군의 ‘두발규제의 원인과 문제점’이 각각 뽑혔다.
▲ 할머니와 돈 / 김영우
장날이면 광주리에
두 눈 동그랗게 뜬 생선과
새벽별의 눈곱을 가득 담아
말바우시장으로 가시는 할머니.
어둑어둑 땅거미지면
십년은 더 늙으신 모습으로 돌아와
생선비늘 덕지덕지 묻은 돈을
정성스레 펴서 깔고 앉으신다.
“퉤퉤~!”
“한나, 두울, 서이, 너이….”
“에이, 드럽고 치사한 돈~!”
“개도 안 물어가는 돈~!”
나는 안다. 할머니께서
그 돈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할머니를 울게도 만들었다가
금방 웃게도 만드는 요물이라는 것을.
멋모르는 동생이 말참견을 한다.
“할머니, 그렇게 더러우면 나 줘!”
“뭐시여?”
“잔소리 말고 엎어져 공부나 혀!”
내일 아침 할머니는
생선비린내를 풀풀 날리며
산동네 밑 노점상으로
고꾸라지듯 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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