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도대체 무슨 죄입니까. 툭하면 파업이니….”
8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국내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면서 시민들은 또 다시 분통을 터뜨렸다.
경주로 가족여행을 떠나려고 울산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취소된 박원준(64)씨는 이날 김포공항에서 “어려운 일을 하고 많이 배운 고급인력이 월급을 많이 받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무책임하게 파업을 해 버리면 시민들은 어떻게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원주에서 군복무 중이라는 김승찬((21) 이병은 “집이 제주인데 비행기가 취소돼 오늘 중으로 집에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첫 휴가를 망치게 생겼다”고 안타까워 했다.
부산에서 아침 출장을 온 한동훈(47)씨는 “오전에 업무를 보고 오후에 내려가 회사 일을 봐야 되는데 고속철도(KTX)라도 타고 내려가야겠다”며 “기업임원 수준의 임금을 받는 조종사들은 사회의 부정적 시각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반 시민들과 네티즌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 오승환(29)씨는 “기본적으로 임금을 둘러싼 단체행동은 정당하지만 업종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있다”며 “이번 파업은 집단이기주의”라고 단정했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서 “여름 성수기 때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을 하더니 이번엔 연말시즌을 노린 것이냐”며 “회사가 인상해준다는 임금만해도 대기업 사원의 한달 월급은 족히 될 것인데 뭘 더 바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난했다.
이날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는 파업으로 이용자수가 평소의 5분의 1정도로 줄어들었고 이 중에는 파업 사실을 모르고 공항에 왔다가 아시아나항공의 카운터에 비행기 표를 문의하거나 안내 데스크에서 열차 시간표를 알아보며 분주해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다만 앞서 언론을 통해 파업이 예고된 탓인지 공항 내 큰 혼잡은 없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해 인천발 항공기 전체 60편 중 7편만 취소됐기 때문에 큰 혼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임시로 개설한 대한항공 전용카운터를 표 교환 등을 문의하는 승객들이 찾고 있는 정도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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