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발생 부위에서 다른 곳으로 퍼지는 과정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암 전이를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암 전이는 최초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가 혈관이나 혈류를 타고 허파 간 등 다른 곳으로 직접 옮겨지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코넬대 데이비드 라이든 교수팀이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8일자)에 실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양은 정상 골수세포를 ‘선발대’로 종양 전이 대상지에 먼저 보내고, 이 골수 세포가 터를 잡은 뒤에야 전이 대상지로 옮긴다.
연구팀은 방사선으로 쥐의 골수세포를 죽인 뒤, 그 자리에 녹색 단백질이 포함된 골수세포를 주입했다(그림 1). 4주 후에는 빨간색 단백질을 섞은 폐암 세포를 별도로 피부에 집어 넣었다(그림 2). 2주 후 암세포가 폐로 이동을 시작하기 전 정상 골수세포가 선발대 자격으로 폐에 도달했다(그림 3). 암세포는 정상 골수세포가 자리 잡은 지 9일이 지나서 같은 장소에 도착했고 4일 동안 전이를 진행했다(그림 4).
라이든 교수는 “폐 세포가 ‘피브로넥틴’이라는 부착성 단백질을 만들어 먼저 도착한 골수 세포를 붙잡아두었다”며 “이것이 암 세포를 위한 ‘보금자리’역할을 하는 동시에 증식을 유도해 폐에 제2 종양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암 치료는 마지막 방법인 종양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연구로 암 치료가 훨씬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 방송은 “연구팀이 1년 안에 임상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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