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PD수첩 취재윤리 위반으로 빚어진 사태를 헤쳐나갈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경영진, 노조 등 각 부문별로 대책회의를 연일 열고 있지만 모두들 “뾰족한 해법이 없다.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며 한숨만 쉬고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5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긴급간담회를 계기로 제기된 최문순 사장의 진퇴 문제.
하지만 퇴진 필요성을 제기하는 쪽도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데 대해 사장이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 라는 정도이지 큰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최 사장이 물러날 경우 임원진의 동반 퇴진이 불가피한데, 불과 얼마 전 각종 사건ㆍ사고와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 등의 책임을 물어 본부장, 국장급 상당수를 교체한 상황이라 자칫하면 조직 전체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 기자는 “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리더십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퇴진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확실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 고 말했다.
MBC는 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PD수첩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인사위 회부 대상은 최진용 시사교양국장과 PD수첩의 최승호 책임PD, 한학수 PD 등 3명이다.
두 PD에 대해서는 6일 징계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업에서 손을 떼게 하는 대기발령이 내려졌다. 최 국장은 대기발령 할 경우 후속 인사를 해야 해 일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PD수첩의 13일 방송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 관계자는 “폐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 면서 “그러나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책임PD가 대기발령을 받아 당분간 방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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