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드러나기까지 30년간 사회의 손가락질을 피해 살아 온 세월이 억울합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의 발표가 있는 7일 오후2시 대구 중구 대구여성회 사무실에서는 1975년 4월 9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인혁당사건 피해자 유가족과 피해당사자들이 30년 세월의 한과 고통, 희망과 기대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대구ㆍ경북지역 인혁당사건 진상규명 명예회복추진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사건을 조작한 국가정보원이 자기고백을 통해 진실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1974년 이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후 82년 12월 특사로 석방된 강창덕(79ㆍ대구 북구 동변동)씨는 “중앙정보부의 고문 조작과 학살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세상을 등진 선배와 동지 8명이 저세상에서도 기뻐할 것”이라며 “진실은 끝내 밝혀진다”고 감격해 했다.
그러나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뒤 82년 3월 특사로 석방된 임구호(57ㆍ대구 수성구 시지동)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직접 조작하고 사형을 집행토록 한 의혹이 짙은데도 국정원이 이를 명백히 밝혀주지 않아 유감”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인혁당 사형집행 8인의 한 사람인 하재완씨의 부인 이영교(70ㆍ대구 동구 방촌동)씨도 “남편이 사형을 당한 후 30년 동안 2남3녀의 자식들을 키우면서 ‘빨갱이 가족’이라는 따돌림을 받으면서 이웃도 없는 세월을 살아왔다”며 “인혁당사건을 조작한 당사자들이 직접 양심선언을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울먹였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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