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고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각 교실에 설치된 난방기를 정규수업 중에만 가동토록 하고 있다. 방과후 교실이나 도서관에 남는 학생들은 추위와 싸워야 하는 형편이다. 학교 관계자는 “전기료가 학교 운영비의 15%를 넘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 B고는 지난 여름 에어컨 가동 등으로 월 700만원까지 늘어난 전기료를 감당하기 힘들어 학생 1인당 1만3,800원의 요금을 따로 받기도 했다. 전기료가 ‘무서워’ 올 겨울에는 보충수업을 없애려는 학교도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6일 학교 전기료 문제가 여러 부작용을 낳자 교육용 전기료 인하를 산업자원부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1단계로 전기공급원가 수준인 ㎾당 74.6원으로 낮추고, 2단계로 산업용 평균인 ㎾당 60.2원 수준으로 인하해야 정상적인 냉ㆍ난방기 가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행 교육용 전기료는 ㎾당 89.05원으로 산업용 평균에 비해 32.4% 비싸게 공급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대기업에는 도매가격인 ㎾당 56원에 전기를 공급하면서도 학교에는 이보다 훨씬 비싼 ㎾당 89.05원을 매기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당 50~60원으로 내리는 것은 곤란하고, 중소기업 수준인 80원 정도로 인하하는 방안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교육부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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