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9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연주회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0)를 협연자로 초청했다. 번디트 운그랑시의 지휘로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한다.
아홉 살에 러시아로 유학을 가서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배우고 있는 그는 지난해 칼 닐센 콩쿠르와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우승,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으로 널리 알려진 유망주. 그 전부터 금호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영재로 쭉 주목을 받더니 최근 제2회 금호음악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새해 1월20일 수상 기념 독주회를 앞두고 있다.
권혁주는 별로 말이 없다. 천천히 조용히 몇 마디 하고 가끔 씨익 웃는다. 내성적인가?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친구가 많고,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요즘은 미국의 록밴드 ‘드림시어터’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금호음악인상 수상 소식도 게임을 하다가 컴퓨터 창에 뜬 메신저를 보고 알았어요.”
오른쪽 눈썹에는 피어싱도 했다. 쥐똥나무 열매 같은 작고 까만 구슬 2개. 지난해 생일에 뚫었다. 머리카락은 젤을 발라 대충 세웠다. 우리나라의 20대 연주자들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을 만큼 남다른 재능을 타고 났지만, 모습은 스무 살의 여느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 살 때 동네 음악학원에서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는 연주자로서 차근차근 성장 중이다. 국내외 여러 오케스트라 협연과 독주, 실내악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경력을 다져가고 있다. 그의 무대를 본 사람들은 ‘아직 학생이지만, 연주자로서는 완벽한 프로’라고 말한다.
9일 그가 들려줄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의 카덴차는 낯설다. 많이 알려진 크라이슬러나 슈마허의 카덴차가 아니고, 막스 레거의 ‘전주곡 6번’으로 연주한다.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서 음반을 듣고 직접 악보로 옮겼다고 한다.
오미환기자 / 사진=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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