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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MBC "과학계가 나서 검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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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MBC "과학계가 나서 검증을"

입력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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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 연구의 진위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미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연구원들을 협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용 난자 취득과정의 윤리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던 MBC가 거꾸로 취재윤리의 ‘덫’ 에 걸려 사면초가에 빠진 것이다.

황 교수 관련 보도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무더기 광고취소 사태까지 겪었던 MBC는 이번 사태로 더욱 거센 역풍을 맞게 됐다. 또 6일로 예정된 PD수첩 후속보도가 보류된 것은 물론 향후 관련 보도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PD수첩의 강압취재 논란은 노무현 대통령이 11월 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PD들의 태도가) 위압적이고 협박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연구원들이 고통과 불안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다” 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어 취재에 응했던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이 PD수첩에 보낸 항의 이메일이 공개됐다. 당시 PD수첩측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진실을 말해 달라고 했을 뿐 협박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MBC 보도국의 특별취재팀이 최근 PD수첩의 인터뷰 녹화 테이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PD가 7차례나 “황 교수는 구속된다” 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을 확인, 경영진에 보고했다.

급기야 4일 낮 YTN이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 인터뷰를 보도하자, MBC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최문순 사장이 주재하는 긴급 임원회의를 연 뒤 사과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MBC 관계자는 “임원회의에서 불려온 PD수첩 취재진은 구속 운운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황 교수를 죽이러 왔다’ 는 등의 말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이미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빨리 사과부터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MBC는 이날 밤 뉴스데스크 머리에 사과문을 내는 한편, 취재과정의 문제점 등을 4꼭지에 걸쳐 상세히 보도하고 “이번 사태를 더 면밀히 조사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재방 방지 대책도 곧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는 또 “윤리를 위반한 취재 내용이 여과없이 방송되어서는 안 된다. 과학계가 나서 진위 여부를 가려 논란을 조속히 종결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혀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는 후속 보도를 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PD수첩 관계자는 “취재과정에 문제가 있었지만 ‘중대한 증언’을 한 것은 사실이며 황 교수 연구와 관련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후속 보도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면서 “때가 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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