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은 시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술적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적인 뮤지컬 작사가 팀 라이스(61)가 서울을 찾았다. 자신이 노래 말을 붙이고 팝 스타 엘튼 존이 곡을 입힌 ‘아이다’의 국내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라이스는 1965년 뮤지컬 ‘더 라이크스 오브 어스’ 데뷔,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뮤지컬의 전설로 추앙 받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명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에비타’의 주옥 같은 가사가 그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엘튼 존과 호흡을 맞춘 ‘라이온 킹’은 영화와 무대에서 이미 많은 갈채를 받았다.
토니상을 네 차례, 아카데미 음악상을 세 차례 수상한 그는 94년 그 동안의 작품 활동을 인정 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4일 오후 LG 아트 센터에서 한국판 ‘아이다’를 관람한 그는 전반적으로 공연이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대사가 노래의 흐름을 방해 한 것을 제외하면 뮤지컬 본산인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를 지녔다”는 칭찬이다.
“한국어로 된 노래가 듣기 좋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제 의도와 잘 맞아떨어졌는데, 번역이 제대로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1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듣기 힘든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라이스는 한국 창작 뮤지컬을 잘 모른다면서 대신 좋은 뮤지컬의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면 노래 가사 등 다른 요소들이 빛을 발합니다. 요즘 브로드웨이에서 코미디 물이 유행하는데 지나치게 재미만 추구하면 진정한 뮤지컬이라 볼 수 없습니다. 관객들은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인 작품을 원합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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