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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청계천 상징물 선정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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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청계천 상징물 선정 잡음

입력
2005.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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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상징조형물 제작을 외국작가에 거액을 주고 의뢰한 서울시의 조치에 대해 미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연대, 문화우리, 미술인회의, 민족미술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은 1일 성명서를 내고 “청계천 공공미술작품 선정 결과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제기와 시정을 촉구했으나 외면당했다”며 “선정작품이 외국작가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서울시가 민주적 절차와 문화적 공론화 과정을 무시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지난 달 중순 청계천 입구에 세워질 상징 조형물로 스웨덴계 미국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을 결정했다. 선정 작품은 ‘스프링(Spring)’이라는 주제로 높이 20m, 폭 6m에 달하는 다슬기 모양 구조물이다. 서울시는 이 작품의 가격을 340만 달러(한화 약 35억원)로 책정하고, 이미 계약금의 일부인 90만 달러(약 9억원)를 지급한 상태다.

이에 대해 미술인들은 2003년 16억원을 들여 설치한 영국 게이츠헤드시의 상징 조형물과, 비슷한 가격의 미국 덴버시 상징물인 보롭스키의 작품 ‘댄서’가 세계적인 명물로 자리잡았음을 예로 들며 “이번 작품은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고가로, ‘문화 없는 졸부 집의 명품’이란 오해를 받을 까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에 대해 사전 여론조사 약속 등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 사과할 것과, 선정결과 백지화 후 공모 등의 방법을 통한 재선정을 요구하고 있다.

계약주최측으로 돼 있는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이사장 유인촌)은 “작품은 서울 시립미술관 등 국내 굵직한 미술관의 추천으로 선정됐으며 한국측 관계자들이 지난 30일 뉴욕에서 열린 올덴버그와의 제작회의를 가졌다”며 “이들이 귀국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술인들은 앞으로 미술계와 건축계, 디자인계가 함께 하는 합동토론회와, ‘내가 만약 청계천 공공미술품을 설치한다면’이라는 주제의 전시회 등을 통해 지속적인 반대운동을 펴나갈 계획이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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