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금융제재 협의 무산으로 북미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어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6자 제주도 회동의 성사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
3일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12월중 제주도에서 차기 6자회담 본회담에 앞선 수석대표 사전 회동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구상은 내년 1월의 5차 2단계 6자회담에 앞서 북핵 폐기 이행방안을 미리 밀도있게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금융제재가 걸림돌로 부각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내는 협상의 장이 돼야 한다는데 비중이 실리고 있다.
송 차관보는 중국 방문 때 제주 회동에 대한 중국측 공감을 이끌어냈고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기로 의견도 모았다. 조만간 미국 일본의 협조도 구할 생각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일 “미국이 금융제재 문제 협의를 약속하고도 일방적으로 파기해 신의를 저버렸다”며 ‘자위적 조치’를 운운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3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끝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급기야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은 4일 금융제재 협의가 무산된 직후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미 국무부에 차기 6자회담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흐름 상으로는 제주 회동은 어려워지는 분위기이다. 다만 미국이 제주 회동에 긍정적이고 북한으로서는 금융제재 해결이 절박하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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