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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위기관리 더 발전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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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위기관리 더 발전시켜야

입력
2005.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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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는 안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안전에 대한 위협은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고 그 피해의 심각성 또한 더해지고 있다.

과거 1910년대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것으로 악명을 떨친 스페인 독감과 흡사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지금은 한반도를 비롯한 인근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고,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구제역 등의 전염성 질병 역시 위협요인으로 남아있다.

더욱이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인류를 위협해온 자연재난은 최근 기상이변 현상과 결합하여 태풍 하나만으로도 100여 명 이상의 인명피해와 수조 원대의 재산 피해를 내고 있다.

게다가 우리 사회가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를 겪으면서 건축물이나 구조물 붕괴, 도시가스 폭발,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인적재난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삶 자체가 첨단화되고 고도화되면서 개인은 물론 기업, 국가까지도 생존과 존립의 기반이 되는 국가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하고 있다.

특히, 금융, 정보통신, 전력, 교통ㆍ수송, 원자력 시스템 등과 같이 국가의 생존과 핵심기능 수행에 필수적인 기반체계가 붕괴하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괴로운 것이다.

현대사회가 무한경쟁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기업, 그리고 개인까지도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당한다. 이러한 무한경쟁 시대에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1년 동안 부지런히 최상의 제품을 만들고 열심히 수출을 하더라도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위기관리 분야의 선진화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국가위기관리가 선진화될 때 비로소 경제적인 측면이나 산업적 측면의 국가 경쟁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 기억에도 생생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화물연대 파업, 철도노조 파업, 사스와 조류 인플루엔자의 출현 등은 참여정부로 하여금 국가위기관리 분야에 대한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준 것 같다.

참여정부는 출범 직후 ‘포괄적 안보’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전통적 안보 위기뿐만 아니라 자연재난과 인적재난 위기, 국가핵심기반 위기를 함께 관리하여 국민과 기업의 안전보장과 국가안전보장을 연계시켜 효과를 보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는 작년에는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제정하고 이어 유형별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수립하더니 최근에는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을 수립 발간하여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국가위기 전 분야에 걸쳐 272개의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을 만들었다니 그 과정이 눈에 선하다.

위기 발생시 정부 기관들이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행동절차와 세부 조치들을 규정하는 매뉴얼은 9ㆍ11테러 이후 위기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도 아직 마무리 못한 부분이고 보니 가슴 뿌듯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향후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의 진정한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매뉴얼을 실제 적용하기 위한 실무 연습과 훈련, 전문인력 양성 등에도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운용과정에서 제기되는 미비점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감으로써 ‘위기 없는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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