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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제자 청전 스님 '람림' 출간위해 귀국/ "가난해야 할 성직자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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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제자 청전 스님 '람림' 출간위해 귀국/ "가난해야 할 성직자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

입력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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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모시고 18년째 인도 북부 히말라야 고산지역에서 수행하고 있는 청전(淸典ㆍ53) 스님이 불교 법맥과 수행법 등을 담은 ‘람림’의 한국어판을 출판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청전은 티베트 이외 지역 출신으로는 유일한 달라이 라마의 제자다.

‘람림’은 티베트 불교 겔룩파의 창시자 총카파가 1402년 완성한 역작으로 중국어판, 영어판에 이어 세 번째로 완역돼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달라이 라마의 법문을 세 번째 들었을 때 완역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초심자, 수행자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은 ‘람림’을 법문 교재로 자주 사용했거든요.”

영문판만 해도 열 다섯 명이 15년간 매달려 완성했을 만큼 ‘람림’의 번역은 지난한 작업. 이 일을 청전은 혼자서 5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으로 이루어 냈다.

“티베트 경전에는 모르는 단어, 모르는 내용이 어찌 그리 많던지…체면 불구하고 지나가던 티베트 스님들을 붙잡고 이것 저것 많이도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원래 가톨릭 신학대를 다니던 예비 사제였지만 생사의 근본문제를 놓고 번민하다 순천 송광사를 찾았고 그곳에서 구산 스님으로부터 “전생에 천축국 스님이 어째서 엉뚱한 옷을 입고 찾아 왔는고?”라는 말을 들었다.

출가 후 10여년간 선방수행에도 남은 의문의 해답을 구하려 인도로 건너가 히말라야 다람살라에 망명 정부를 꾸리고 있던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열 다섯 가지 질문을 준비한 스님은 마지막으로 “그렇게 답변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달라이 라마가 “나는 공성(空性ㆍemptiness) 그 자체이며 세속에서는 제14대 달라이 라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스님은 바로 티베트 불교 수행을 시작했다.

청전은 그곳에서 하루 한끼는 된장국을 끓여 한국식으로 먹었다. 춥고 배고픈 그 곳에 비해 한국은 수행 환경이 너무 풍요로워 걱정이라고 했다.

“종교는 가난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성직자는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요. 민중보다 가진 게 더 많으면 어떻게 신뢰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는 달라이 라마가 12~16일 다람살라에서 여는 한국인을 위한 법회를 돕기 위해 6일 출국한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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