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동에서 남중국해에 이르는 석유 해상 수송로의 재해권 장악 의지를 표면화하고 있다.
특히 1일 남인도 케랄라주 코친 근해 인도 영해에서 실시된 중국과 인도의 해상 합동훈련은 호르무즈해협-아라비아해-인도양-벵골만-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해상 수송로의 중심점에서 이루어진 중국 해군의 최초 훈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과 인도는 2003년 상하이 근해에서 5시간 동안 합동군사훈련을 했지만 인도 해상에서의 합동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훈련에는 중국 미사일 구축함인 6,000톤급 선전(深圳)함 등 2척이, 인도 역시 사달 등 구축함급 전함 2척이 참여해 해상 무역 안전을 위한 수색과 구조 훈련을 실시했다.
‘중.인 우의…2005’로 명명된 해상 합동 훈련은 외견상으로는 우호 훈련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양국 편대 지휘관이 교대로 연합 함대를 지휘했고 헬기를 동원한 공중 수색이나 통신, 해상 레이다망 점검 등이 이뤄져 양국 해군의 합동기동 훈련을 방불케 했다.
근년 들어 중국 해군은 이 지역 해상 수송로 상에 작전 거점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석유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작업이 에너지 확보를 위한 경제적 접근이라면, 해군 활동은 군사적 접근인 셈이다.
가장 주목되는 중국 해군의 전략 거점은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4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도양 사이의 아라비아해 꼭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과다르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불과 400㎞ 떨어진 요충지이다.
중국은 이 달 중 개항 예정인 항구의 건설 비용 2억4,800만 달러 중 80%를 투자하고 자유 이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밖에 벵갈만 꼭지점인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 건설을 지원하고 미얀마의 랑군과 코코섬 등에는 각각 해군기지와 초소 등 전략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 해상 합동훈련이 실시된 인도 코친 근해는 스리랑카와 인접한 인도의 최남단 해역. 아라비아해와 아시아 해역인 벵골만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인도 해상로의 분기점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중국 해군의 해상수송로 재해권 확보의 핵심 지역이다.
중국 해군은 작전권역 확대와 함께 핵잠수함 도입, 2008년 완성 목표로 한 항공모함 건조등 전력 증강에도 전력질주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1월 공개한 내부보고서에서 “이 지역의 중국 해군 활동은 석유 공급루트의 안전을 확보하고, 대만 유사시 미군 개입 등을 차단하는 등 다목적 포석에 따른 것”이라며 각별한 대응을 촉구했다. 또 전통적으로 말라카 해협 등 남중국해 석유수송로 확보에 주력해온 일본이나 중국의 해상 봉쇄 현실화를 우려하는 대만 등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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