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폴란드) 사람이나 대한 사람이 나라 업기는 일반이니 눈물의 동무요 대한 사람이나 파란 사람이 행복을 도모하기는 일반이니 또한 희망의 동무라.’ 일제시기 미국에서 간행된 ‘신한민보’ 1914년 8월 20일자 기고란에는 ‘파란망국 후 정형’이란 제목으로 폴란드에 진한 형제애를 느끼게 하는 글이 실렸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레흐 바웬사의 조국, 2002년 월드컵 본선 조별 경기에서 한국과 처음 맞붙은 나라. 지금 이 정도로 기억되는 폴란드가 100년 전에는 매우 각별한 나라였다. 당시 신문 잡지에는 프로이센과 러시아, 오스트리아에 분할되어 버린 폴란드 멸망의 역사와 독립투쟁의 현실을 시시각각으로 보도해 교훈을 삼고자 한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르샤바대학 한국어문학과 이민희(35) 교수는 ‘파란ㆍ폴란드ㆍ뽈스까!’에서 개화기 우리의 근대화를 서구 열강과의 갈등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폴란드에 대한 관심과 동병상련의 감정이 녹아 있는 문학작품, 역사서, 여행기, 신문 등의 자료를 망라한 이 책은 폴란드 같은 약소국가를 이해하려는 관심과 노력 또한 개화기 우리 사회의 한 풍경이었으며, 폴란드는 멀리 떨어져있었지만 서구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와 가까운 나라였음을 알게 한다.
‘역사편’ ‘문학편’ ‘언론-신문ㆍ잡지편’ ‘자료편’으로 나누어 한국과 폴란드 역사 전반, 한국을 다녀간 폴란드인과 폴란드를 다녀간 한국인의 흔적, 개화기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폴란드 관련 기사를 소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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