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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사랑의 열매와 자선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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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사랑의 열매와 자선냄비

입력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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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TV에서 아나운서들이 가슴에 빨간 ‘사랑의 열매’를 달고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웃사랑에 동참한 사람들에게 나눔과 참여의 표시로 달아주는 불우이웃 돕기 상징물이다.

야산에서 자생하는 산열매를 형상화한 3개의 열매는 각각 ‘나’와 ‘이웃’ 그리고 ‘가족’을 뜻하며, 빨간색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다. 녹색의 열매줄기는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약속이다. 일본의 경우는 ‘빨간 깃털’을, 미국은 ‘손과 무지개’를 공동모금의 상징물로 사용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를 주관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랑의 체감온도탑’ 제막식을 갖고 내년 1월31일까지 2개월간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올해 모금 목표액은 1,205억원. 온도탑은 성금 액수가 많아질수록 눈금이 올라가도록 만들어져 불우이웃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를 나타낸다.

지난해는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1998년 설립이후 처음으로 모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 서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목표액이 1% 달성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체감온도’는 6년 연속 100도를 넘어섰다.

▦연말이면 사랑의 열매와 함께 떠오르는 게 자선냄비다. 성탄이 가까워 오던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셉 맥피라는 구세군 사관은 어떻게 하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을 오클랜드 부둣가에 내놓았다.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란 문구와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솥에는 돈이 쌓였고, 오늘날 전세계 100여 개국에서 실시하는 구세군 자선냄비의 출발점이 됐다. 구세군 대한본영은 2일 230개의 자선냄비를 전국에 설치한다. 모금 목표액은 27억원으로 정했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아직 저변이 넓지 못하다. 이웃 돕기 성금의 70% 가량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 모금 단체인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 모금 가운데 개인기부는 65%이고 기업 비율은 35%에 지나지 않는다. 빈부격차가 커지고 양극화가 심화한 지금 공동체의식의 회복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희망을 나눌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올 겨울 사랑의 열매를 더 빨갛게, 자선냄비를 더 뜨겁게 달구자.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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