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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 "샤론 신당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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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 "샤론 신당 합류"

입력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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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절인가, 평화를 위한 결단인가.’

오슬로 평화협정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이스라엘 협상파의 대부 시몬 페레스(82) 부총리 겸 전 노동당 당수가 지난달 30일 노동당을 탈당, 내년 총선에서 평생의 적이었던 아리엘 샤론(77) 총리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페레스는 “당과 정치적 상황 사이에 모순을 느껴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평화협상을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는 샤론 총리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무려 60여년간 몸담아 온 노동당과의 인연을 끊은 파격적 변신으로 인해 그의 정치적 행보엔 복선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많다. 비판론자들은 페레스의 현 정치적 상황과 과거 그의 갈 지(之)자형 정치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페레스는 당권 경선에서 노조 지도자 출신의 아미르 페레츠(53)에 불의의 일격을 받고 패퇴했다. 페레츠는 당권 장악 직후 페레스가 주도했던 리쿠드당과의 연정을 파기하고 페레스에게는 “어떠한 당내 중책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노동당의 페레스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한 것이다.

당내 입지가 약해지면 다른 당과의 정치적 거래도 마다 않는 전력도 비판론자들의 입에 오른다. 이념과 성향이 정반대인 ‘샤론당’으로의 변신은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살아 남기 위한 또 하나의 승부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내년 3월 28일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샤론의 신당 ‘카디마’(‘전진’이라는 뜻)에 입당하지 않고, 샤론이 3기 집권에 성공한 뒤 가입해 내각에서 중책을 맡기로 합의했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하게 퍼져있다.

온갖 풍문에도 불구하고 비둘기파 페레스와 매파 샤론의 밀착은 이스라엘 현실 정치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당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가자 지구 철수를 관철한 샤론과 1967년 ‘6일 전쟁’ 점령지에서의 철수를 주장해온 페레스는 강도와 폭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영토 포기가 불가피하다’는 총론에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극우 보수 색채의 리크드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고, 중도파를 자임하는 카디마와 노동당이 이스라엘 정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리쿠드당은 극우 종교정당인 샤스당에도 떨어지는 4번째 정당으로 밀려났다. 반면 카디마에는 리쿠드당과 노동당에서 이탈해 온 인사들이 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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